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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터전 잃은 광주 송정시장…상인 40%는 화재 보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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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송정5일장 상인·인근 주민들 화재 현장서 탄식
주변 상인들 "천막 없는 노후화된 건물…관리 필요"
광산구 "건물 복구 공제로 보상 가능할듯"
피해 상인 60%만 개인 화재보험 있어
소방 "노후 전기 배선 교체 신경 써야"

14일 새벽 1시쯤 광주 광산구 송정 5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 감식 절차가 마무리된 현장. 김수진 기자14일 새벽 1시쯤 광주 광산구 송정 5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 감식 절차가 마무리된 현장. 김수진 기자
간밤에 큰 불이 휩쓸고 간 광주 도심 전통시장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 피해 복구가 이뤄지는 가운데 피해 상인 상당수가 화재 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깜짝 놀라 아침부터 다들 시장으로 나왔죠. 이런 큰 불은 처음 봐서…"

14일 불이 꺼지고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는 광주 광산구 송정5일장.

불이 꺼진지 반나절이 지났지만 시장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가시지 않았다. 검게 그을린 상점 지붕과 화재로 부서진 가게 파편들이 바닥 이곳저곳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날 새벽 1시쯤 광주 광산구 송정 5일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방 당국에 의해 40여 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상점 일부가 타면서 소방서 추산 4억원 대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날 저녁 5일장을 마친 상인들은 물론 인근 상점 주인들과 주민들까지 모두 잿더미가 되어버린 현장을 보고 탄식을 내뱉었다.

평소 시장을 자주 이용하던 인근 주민들도 5~6명씩 모여 "아이고 여기도 다 탔네"라며 웅성거렸다.

피해를 입은 5일장 내 상점의 유형은 의류 잡화 12칸, 건어물·채소 판매점 6칸, 철물점 3칸 등으로 식당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죽집 상인은 "오전부터 5일장 상인들이 모여 식사를 하며 걱정을 나누고 있었다"며 "우리는 식당 거리에 불이 난 줄 알았다. 만약 그랬다면 가스통이나 이런 것들이 다 폭발된 거 아닌가 싶어 깜짝 놀라 새벽부터 달려나왔다"고 대답했다.

화재가 난 곳 바로 옆에서 식료품을 판매하는 또 다른 상인은 "5일장 건물이 좀 오래됐고 양동시장이랑 달리 상가를 감싸줄 지불이나 천막도 없어 불이 크게 번질 수 밖에 없었던 거 같다"며 "전부터 건물 보수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4일 새벽 1시쯤 광주 광산구 송정 5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화재 진압 후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김수진 기자14일 새벽 1시쯤 광주 광산구 송정 5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화재 진압 후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김수진 기자
광주 광산구청은 공설 시장인 송정5일시장 건물 복구를 두고 한국지방재정공제회를 통한 공제보험을 통해 복구비는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산구청은 "지방재정 공제로 건물 재해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재 피해에 대한 상인들의 개별적 보상은 일부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상인의 수 12명 가운데 화재 등으로 인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된 수는 7명이다.

피해 상인의 40%는 집기류나 개인 재산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광산구청 관계자는 "영세 사업자들이 5일장이라서 지속적으로 나가는 보험료에 대한 부담을 느껴 가입하지 않거나, 고령의 상인들이 화재보험 가입에 대한 절차가 익숙하지 않아 보장을 받지 못하는 거 같다"며 "지속적으로 화재 보험 가입에 대해 권고하고 있지만 수년동안 피해가 없어 필요성을 못 느끼는 분도 계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24개 전통시장을 찾아 화재 공제 가입 캠페인을 펼쳤지만 가입률은 40%가 채 되지 않고 있다.

설 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 22일 0시쯤에는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체 점포 634칸 중 9칸이 그을리거나 일부 소실됐다.

14일 새벽 1시쯤 광주 광산구 송정 5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40여 분 만에 진화했다. 광주 광산소방서 제공14일 새벽 1시쯤 광주 광산구 송정 5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40여 분 만에 진화했다. 광주 광산소방서 제공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방화 등 외부 침입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고 국과수에 화재원인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스티로폼 소재의 단열재로 인해 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5일장 건물이 판넬로 되어 있고, 내부 단열재가 스티로폼 소재인 탓에 불이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장 건물과 같이 겉은 철판으로 막혀있고 내부는 불이 잘 붙는 소재의 단열재가 들어가 있어 방수가 되어 있는 탓에 진화 작업이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사 당국은 방화 가능성은 없는 만큼 누전 등 전기적 요인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통시장 내부에 점포가 밀집되어 있어 불이 번지기 쉽고, 오래된 전선과 먼지가 많아 누전으로 인한 스파크 발생도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전통시장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후 전기 배선을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문어발식 전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며 "전통시장 상인들 위주로 자율소방대를 조직하여 순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정5일시장은 1964년 개설됐으며 매장 면적 2592㎡ 규모의 준주거지역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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