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사옥. 한수원 제공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수년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 없이 방사선관리구역 보조건물에서 사용한 물품 4500여개를 산업폐기물로 처분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원안위 승인 없이 '원자로 보조건물'에 있는 축전지와 전등 등 방사성폐기물 4569개를 산업폐기물로 처분했다.
원자로 보조건물은 원자로와 원자로 냉각재계통이 설치된 원전 핵심 시설인 '원자로 격납건물' 외부에 있는 건물을 말한다. 이곳에는 핵연료저장조와 발전소주제어실, 각종 안전계통 및 화학체적제어계통을 포함한 비안전계통 등이 있다.
한수원은 보조건물에 있던 축전지와 전등 등의 표면 방사성물질 오염도를 측정해 허용표면오염도의 10분의 1(알파선방출체 기준 0.04Bq/㎠ 이하 등)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 원안위 승인 없이 관리구역 밖으로 반출해 자체 처분했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은 원자력 관련 사업자가 방사성폐기물을 자체 처분할 경우 방사능 농도가 허용 기준 미만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해 원안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 전경. 타원형의 원자로 격납건물 옆에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이 원자로 보조건물이다. 한수원 제공
이에 대해 한수원은 감사원에 "해당 물품의 표면오염도가 반출 허용기준을 충족했고 방사성폐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원안위 승인을 거치지 않고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사원과 원안위는 표면오염도 기준은 운반물 취급 작업자의 방호를 위해 포장물 표면 오염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폐기물이 방사성폐기물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안위는 이와 함께 관리구역에 있던 물품은 방사성물질에 오염됐을 우려가 있다며 폐기하기 위해 반출할 경우에는 방사성폐기물로 취급해 승인받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감사원은 한수원 사장에게 자체처분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주의' 통보했고, 원안위에는 한수원에 대한 점검을 시행해 적정 조치를 취하라고 알렸다.
현재 원안위는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한수원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취할 예정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 포함된 물품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전수 조사한 결과, 자체 처분 허용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원안위 점검 결과에 따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