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조태용 국정원장. 연합뉴스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무렵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 원장은 국회 측이 연락 시점과 대상에 대해 "이상하지 않냐"고 하자, 조 원장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도 김 여사는 '사적 소통' 논란에 휩싸여 왔다.
1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는 조 원장이 계엄 선포 무렵 김 여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이 제시됐다.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는 증인으로 출석한 조 원장에게 "통화내역에 따르면 계엄 전날인 12월2일 대통령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고, 그 다음날 답장을 보낸다"며 "무슨 내용인지 기억나냐"고 물었다.
이에 조 원장은 "뭔가 남아 있다면 그걸 보시면 판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장 변호사는 재차 "계엄 전날과 당일날 국정원장과 영부인이 문자를 주고받는 게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고, 조 원장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국회 측의 해당 질문은 조 원장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 위반'을 문제 삼자, 조 원장 역시 여러 인사와의 연락 기록에서 '정치적 중립'에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조 원장은 계엄 선포 전날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통화를 한 내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원장은 "성 의원은 친분이 있어 전화는 가끔 한다. 당장 기억나지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했지만, 김 여사와의 연락에 대해선 다소 당황스러운 기색이 읽혀지기도 했다.
여러 증언 등을 종합하면 김 여사는 계엄 선포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제까지 알려져왔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1일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출석해 국회 측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해야겠다면서 '이건 수석들도 모른다. 우리 와이프도 모른다. 알면 화낼 거다'라는 말을 했냐"고 묻자 "네. 했다"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변론에서 계엄 선포 무렵 조 원장과 김 여사 간의 연락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편 앞서 김 여사의 '사적 연락' 논란은 계속해서 불거져왔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가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대표에게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게 시작이었다. 김 여사가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정황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자신과 김 여사가 개인 전화로 사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과 관련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며 "저 자신부터 못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저에게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개인 전화번호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