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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꺼내든 권성동 '이재명 탓' 열중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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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대선' 서막 올랐다

교섭단체 연설, 野 '탄핵 29번·특검법 발의 23번' 부각
'계엄은 계몽령' 선 긋지만…"이유 한 번쯤 따져봐야" 주장
'의회 독재'→'정치적 모반' 해석까지…'민주당 때리기' 집중
내란사태 책임 희석…특위 출범 앞두고 '개헌' 정당성 확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개헌'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면서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한 것을 두고 현재 여당의 방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왕적 대통령' 또는 '입법 독재' 방지 장치가 없는 '1987년 체제'를 벗어나자며 미래지향적 의제를 띄우는 동시에, 비상계엄의 근본적 원인이 거대야당에 있음을 역설하며 내란사태 책임을 전가했다. 당심(黨心)을 고려해 '조기대선'을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네거티브 전략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탄핵·특검법 등 野 '입법 폭주' 설명에 공 들여


권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난해 연말 비상계엄에서 비롯된 대통령의 탄핵소추 및 구속기소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납득할 수 없는 조치였다"며, 계엄령은 곧 '계몽령'이었다고 주장하는 강성 여권의 목소리에 재차 선을 그었다.
 
다만, 한창 국정성과를 끌어올려야 할 정권 임기 3년차에 왜 이같은 '비상조치'가 내려졌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내 이 대표와 민주당을 '정조준'했다. 애당초 정상적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게 만든 주체는 대통령이 아니라, 입법권을 독점해 온 '야당'임을 부각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문재인 정부까지 74년 동안 발의된 탄핵소추안은 총 21건"이라며 "그런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거대 야당은 무려 29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탄핵소추로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었던 점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만 3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역대 탄핵소추 건수를 뛰어넘은 점을 들어 "우리 헌정사에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이런 야당은 없었다"고 평가하는 한편, "더욱 기가 막힌 것은 탄핵소추의 이유"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사례 설명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임명 이틀 만에 민주당에 의해 탄핵된 이진숙 방통위원장 등 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백현동 관련 혐의 등으로 수사 받고 있는 이 대표 사건 담당 검사들이 '무더기 탄핵'된 점과 관련해선 "적반하장의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 직무정지로 국정 안정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어진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에 더해, 최상목 권한대행도 탄핵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신세라며 "횡포", "협박" 등의 표현을 쓰기도 했다.
 
각각 '탄핵 29번', '특검법 발의 23번' 등의 누적 수치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권한대행들이 행사한 재의요구권 38번마저도 야당이 사실상 조장했다는 취지로도 부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는) 의회 독재의 기록이자, 입법 폭력의 증거이며, 헌정 파괴의 실록"이라며 "민주당은 의회주의도, 삼권분립도, 법치주의도 모두 무너뜨렸다"고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결국 야당의 이같은 행보는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 목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조기대선을 유도해 정권을 교체하려는 민주당의 "정치적 모반"이라고까지 규정했다.
 

'조기대선' 애써 외면하면서도 '李 때리기'로 네거티브 포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작금의 정치 위기를 타개하는 유일한 해결책이 개헌임을 내세우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권 원내대표는 "이대로 가면 다음에 누가,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총성 없는 내전이 반복될 뿐"이라며 "협치와 공존이 가능한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구조 재편 없이는 정권 잡기에 혈안이 된 여야의 '사생결단' 대치는 물론, 4년 주기(총선)로 반복되는 국민들의 지탄을 피할 길이 없다는 취지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 개헌안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밝혔으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기' 및 '승자 독식과 지역 편중의 선거구제 개편' 등의 안(案)을 선제적으로 던지기도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지난 2022년 9월, 이 대표도 바로 이 자리에서 개헌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며 대권을 이미 손에 넣은 양 회피할 생각은 말라고 압박했다. 여야 할 것 없이 '임기 단축의 각오'로 국민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보자며 국회 논의를 본격화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금주 개헌특위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정책 의제를 선점하면서 내란사태로 인한 부정적 여론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설에서 민주당과 이 대표를 각각 44번, 18번씩 언급하는 등 '야당 때리기'에 올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여당이 '이재명은 안 됩니다'를 구호 삼아 곳곳에 내건 현수막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는 지금까지 '조기대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탄핵 인용 가능성과 '잘사니즘' 등 민주당의 대선 행보를 감안하면,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내부 분위기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를 가리켜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 등으로 매도한 것 또한 네거티브 선거전략의 서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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