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핵단지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 수준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미국 워싱턴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현재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수준은 초기 단계일 뿐이며,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몇 년 더 걸릴 것"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1990년대에 파키스탄으로부터 소량의 원심분리기를 도입했고 일부 관련 장비도 구매해 우라늄 농축 작업을 시작한 것은 확인됐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작업이 사실상 중단상태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따라서 "우라늄 농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북한측 주장 보다는 우라늄 농축작업이 시작단계라는 북한의 지난 6월 달 주장이 더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국제적 제재를 피해 필요한 장비들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나라는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협회의 핵 전문가인 찰스 퍼거슨 연구원도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갖고 있고 우라늄 농축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만큼 많은 원심분리기를 보유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퍼거슨 연구원은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파키스탄이 보유한 것과 같은 원심분리기를 수 천 개 보유하고 있어야 하나, 현재까지 확인된 정보는 북한이 보유한 원심분리기는 수 십 개에 불과해 북한 측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몬트레이 비확산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신성택 박사는 "북한은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AQ 칸 박사의 도움으로 이미 1-2년 전에 상당한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그동안 AQ칸이 실물 원심분리기 23대 북한에 제공했다고 정보가 있고, 북한은 그 동안 연구해 온 것을 가지고 그 설계도에 의해서 그대로 제작해 여러 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신 박사는 "북한이 러시아에서 수입된 1백50t의 고강도 알루미늄관을 통해 약 1천 여 대의 원심분리기를 만들 수 있었다"면서, "그렇게 복제된 원심분리기를 통해 지금까지 우라늄 농축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주장한 것은 농축 우라늄을 생산해서 핵 폭탄까지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현 단계에서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두세달 안에라도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해병대 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도 "북한이 파키스탄에 노동미사일 기술을 이전하는 대가로 원심분리기와 관련 설계도를 입수해 우라늄 농축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면서 "지금은 마무리 단계를 넘어 이미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벡톨 교수는 올해 초 한국 언론이 한 한국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영변 원자로 근처의 평안북도 서위리 지하에 소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 중이라고 보도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 시설이 적어도 2-3년 동안 가동된 지금은 농축 우라늄 생산에 아주 근접했거나, 아니면 이미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단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벡톨 교수는 "이제는 북한이 농축 우라늄으로 만들어진 핵무기를 이용해 3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북 핵 6자회담에서 플루토늄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농축 우라늄 문제를 외면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