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주식시장이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도 소폭 하락하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반대로 1차 체포영장 집행 실패 당시엔 2% 가까이 상승했다.
시장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기다리며 정치적 불확실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2% 내린 2496.81로 장을 마쳤다.
앞서 코스피는 3거래일 만에 2500선 안착을 시도하며 2511.07로 출발해 전장보다 1% 넘게 오른 2524.36까지 상승했다. 공조수사본부가 한남동 관저의 3차 저지선까지 돌파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자진출석'을 주장하며 체포가 1시간 넘게 지연되자 코스피는 2500선을 놓고 등락을 거듭했다. 체포 이후에도 영장 무효와 불법 수사를 주장하며 극우 지지층 결집을 노린 윤 대통령 입장문이 공개되며 코스피가 강한 보합세로 전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진술을 거부하며 수사에 비협조적이라는 소식이 나온 오후 2시 40분 이후 코스피는 단 한 번도 25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1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던 외국인 역시 이때부터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은 4거래일 만에 코스피를 순매수(492억원)했다. 윤 대통령 체포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은 이날 밤(한국시간)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와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등 대형 이벤트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물가가 전년 대비 3% 가까이 상승하고, 높은 원달러 환율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이 '악재'를 소화했다는 해석이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증시는 CPI를 앞둔 경계감에 하락했다"면서 "올해 첫 금통위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후퇴와 높은 환율에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로 끝난 지난 3일 코스피는 1.79% 상승한 2441.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오후 1시 30분 영장 집행 무산 직후 소폭 하락했을 뿐 외국인 매수세(2842억원) 매수세에 힘입어 3거래일 만에 2400대 안착에 성공했다.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인 2400 앞팎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당시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중지 소식에도 외국인 수급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면서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사고 싶으면 더 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결국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만큼, 시장이 펀더멘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신 보도를 토대로 보면, 외국인은 윤 대통령 탄핵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한국의 정치적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탄핵심판 지연 이슈를 제외하면,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보다 펀더멘털 이벤트가 더 큰 관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