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불가근불가원 실패한 尹경호처의 '몰락'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고속승진' 김성훈, '입틀막' 이광우는 왜 決死했나

경호처 '강경파' 수뇌부 여전히 결사 항전 태세
尹부부 향한 과도한 충성…'심기 경호'로 득세
대통령과 초밀착…권위주의 시절 '완장' 되풀이
내부 반발은 최고조…개인 사병 행보 붕괴 임박

한남동 관저 순찰하는 경호처 직원. 연합뉴스한남동 관저 순찰하는 경호처 직원. 연합뉴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 '강경파' 수뇌부는 여전히 결사 항전 태세를 고집하는 모양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권력을 등에 업은 경호처의 친위대 행각이 윤석열 정부에서 재현되다가, 이번 체포영장 집행 국면에서 전면에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수뇌부의 의지와 달리 내부 반발은 더욱 거세지면서 경호처의 '개인 사병' 행보는 붕괴가 임박한 양상이다.

尹부부 향한 과도한 충성…'강경파' 수뇌부 어떻게 득세했나


13일 경호처에 따르면 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1996년 경호처 공채 5기로 입사한 동기다.

군대 시절 선후임 관계였기도 한 두 사람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경호처장을 맡던 시절 각별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차장은 정보통신기술부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차장으로 승진했다. 경비안전본부장 등을 역임한 이 본부장은 강력한 경호를 직원들에게 요구해왔다. 지난해 1월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 2월 대전 카이스트 졸업생에 대한 이른바 '입틀막' 경호 사태의 장본인으로 지목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윤 대통령에게 '예스맨'이자 과도한 충성심을 보였던 김용현 전 장관 주도로 경호처 분위기는 과거와 달라졌다고 한다. 최측근이 수장인 실세 조직으로 거듭났고, '심기 경호'의 수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김 차장의 경우 기획관리실장직을 맡으며 크고 작은 행사에서 기획력을 보였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눈에 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용현의 마음에 쏙 들었던 사람이 김성훈이다. 상사에 대한 절대 충성, 그 다음에 기획 마인드, 이벤트 이런 걸 잘한다고 한다"며 "행사 때 쏙 마음에 들게 해서 김건희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이 김 여사의 생일 때 고급 의전용 차량을 이용한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윤 대통령 휴가지에서 폭죽 등을 활용한 이벤트를 기획했다는 의혹도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차장이 대통령 내외의 눈에 든 계기는 2023년 8월 윤 대통령의 부친상이었다"며 "(윤 대통령 부친의) 묫자리도 알아보고 장례 업무도 도맡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차장은 (윤 대통령 부부의) 환심을 사려고 관저에서 키우는 반려견들의 옷을 경호관들이 구입하게 하고, 윤 대통령 내외의 생일에 직원들에게 장기 자랑을 시켰다는 제보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호처는 이러한 제보와 의혹에 대해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제공대통령실 제공
김 차장은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 '골프 라운딩' 논란 때도 국회에서 "우리 LPGA에도 100위권 안에 여자 선수가 14명이나 있고, PGA는 4명이나 있다"며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김용현 전 장관 후임으로 지난해 9월 경호처장이 된 박종준 전 처장은 이러한 경호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으나, 김 전 장관을 등에 입은 김 차장이 힘을 쓰면서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박 전 처장은 체포영장 대응 국면에서 사퇴했고 전면에 나선 김 차장은 무력 충돌 등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김 차장이 대테러과 직원을 동원해 관저 주변 순찰을 지시했고 △매스컴에 노출되게 순찰할 것 △전술복·헬멧 등 복장을 착용할 것 △실탄을 포함한 화기는 가방에 넣어 노출되지 않게 휴대할 것 등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권위주의 시절 '완장' 경호처 되풀이…내부 반발은 '최고조'


경호의 우선 철칙인 경호 대상자와의 적절한 거리 설정이 '김용현 체제'를 거치며 무너지고, 경호처의 권력이 강화되면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을 연상케 하는 조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만 정권의 경호 책임자였던 곽영주, 박정희 정권의 차지철 경호실장,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 경호실장 등은 모두 대통령과 초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완장을 차고 권력을 남용했다. 정권 종말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강경수 용인대 미래인재교육원 경호비서학전공 주임교수는 "권위주의 정권처럼 왕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경호는 '심기 경호'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그 경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판단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류영주 기자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류영주 기자
윤 의원이 받은 내부 제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 김신 가족부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 무조건 막으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차장은 여전히 체포영장 집행에 있어 일선 직원들에게 방어를 지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을 결연한 태도로 지켜야 한다며 이른바 '정신 교육'을 시키며 내부 단속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경호처 내부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12일 김 차장이 주재한 간부 회의에선 사퇴 요구가 터져나왔다. 경호처는 사퇴를 요구한 간부에 대한 대기 발령 조치는 인정하면서도 "국가수사본부 관계자에게 내부 정보를 전달했다"는 이유를 댔다.

경호처 간부들은 계속해서 항의를 이어가고 있고, 강경파 수뇌부가 체포가 되더라도 지킬 의무가 없다는 인식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직원 역시 외부 법률 자문을 구하며, 체포영장을 막을 경우 발생할 문제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소환에 불응하는 김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역시 소환에 응하지 않는 이 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