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차기환 위원이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세월호 유족을 비하하는 발언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어온 차기환 변호사가 12·3 내란사태를 벌인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영방송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를 맡고 있는 그가 해당 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10일 '내란수괴 윤석열 대리인 차기환은 방문진 이사에서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다음과 같이 질타했다.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인 차기환 변호사가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에 합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방송사업자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 진흥과 공공복지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방문진 이사가 내란수괴 윤석열 대리인이라니 경천동지할 일이다."
앞서 헌법재판소 천재현 공보관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피청구인(윤 대통령) 쪽에서 지난 9일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며 차 변호사가 대리인단에 추가 선임됐다고 알렸다. 차 변호사는 지난 2023년 8월부터 국민의힘 추천으로 방문진 보궐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현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직도 겸하고 있다.
민언련은 이날 성명에서 "차기환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쳐 윤석열 정권까지 보수정권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 세 번과 KBS 이사를 합해 모두 네 번의 공영방송 이사를 맡은 인물"이라며 "그러나 5‧18 북한군 침투설 유포, 세월호 참사 유족 비하,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음모론 제기 등 극우적 언행으로 줄곧 물의를 빚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북' '좌익' 등 색깔론 파문을 일으키는가 하면 KBS 이사 시절엔 법인카드 사적유용으로 감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며 "2015년 세월호 특조위 비상임위원으로 임명, 특조위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해 유족들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한 바 있다"고 성토했다.
민언련은 "이렇듯 부적격 사유가 차고 넘쳤지만 현 김효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시절 파행적 2인 체제에서 차기환의 방문진 이사 임명을 강행했다"며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핵심 연루자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변호에 나섰던 차기환은 이번엔 내란수괴 대리인으로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철저하게 짓밟으려 한 내란수괴 윤석열의 대리인을 자처한 차기환이 공영방송 MBC의 공적 책임 실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차기환은 즉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