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부 진입로에서 경호처 소속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나채영 기자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다시 발부되면서 대통령경호처(경호처)와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둘러싸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안팎으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는 이중으로 바리게이트가 세워져 있고, 내부에 대형 버스 1대와 소형 버스 1대가 가로로 주차돼있어 관저로의 출입을 막고 있다. 경호처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경찰들은 이날 오전부터 바리게이트 앞을 지키고 있으며 취재진이 관저 사진을 찍자 삭제를 요청하는 등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 때보다 관저 경호 태세는 한층 더 강화된 모습이다.
대형버스 5대가 일렬로 세워진 관저 내부 진입로에는 관계자들이 바쁘게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오후에는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호처 소속으로 추정되는 직원들과 관저 방향에서부터 버스가 있는 곳까지 걸어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체포 저지를 위한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인 기자관저 인근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0대 여성 A씨는 "말도 안 되는 불법영장이 또 발부됐는데, 지금 길바닥에 나앉은 국민들은 신경을 안 쓰는거냐"며 "우리의 피를 말리려고 유효 기한도 모르는 영장을 다시 발부한 것이냐"고 주장했다. 성남에서 왔다는 60대 남성 B씨는 "(2차 체포시) 특공대니 헬기니 상관 없이 (우리는) 죽는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다"라며 "체포영장 재발부는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체포영장이 다시 발부되면서 지지자들은 평소보다 과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나가는 행인에게 태극기와 성조기를 건네고 행인이 이를 거부하자 "이재명 XXX라고 해봐"라며 위협적으로 행동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체포영장 재발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이 집회를 신고한 국제루터교회와 일신빌딩 앞은 관저 정문을 기준으로 양옆을 차지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공수처의 진입을 방해하기 위해 두 곳 모두 신고를 했다"며 "우리를 뚫고 들어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선 탄핵 촉구 집회도 열렸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3시쯤 집결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 박인 기자
한편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 대해 공조본이 재청구한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됐다"고 전날 밝혔다. 기존 영장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자 공조본의 재청구에 따라 두 번째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이다. 구체적인 유효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차 영장 집행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형사기동대 등 다수 인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호처 직원들이 재차 물리적으로 집행을 저지하면 현장에서 체포하는 방안도 영장 집행 시나리오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