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버스들로 막혀 있다. 류영주 기자12∙3 내란사태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6일 마감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수사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관저를 사이에 두고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는 밤새도록 열렸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새벽부터 현장을 찾으면서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탄핵 찬성' 시민들은 보온 은박지 등으로 중무장한 채 밤샘 집회를 마치고 잠시 휴식하고 있었다. 주최 측 추산 500명의 시민들이 끝까지 자리에 남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모인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 일대에는 주최 측이 마련한 부스가 운영 중이었고, 여기서 컵라면 등 따뜻한 음식이 시민들에게 제공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국제루터교회 주변에는 '탄핵 반대' 시민들은 집회를 이어가며 "우리가 윤석열이다", "윤석열을 지키자", "싸우자 이기자" 등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대통령경호처에 감사드립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화환들도 줄지어 들어섰다.
6일 오전 6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도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주보배 기자집회에 참여한 조영신(58)씨는 "윤 대통령이 취임한 후 무엇을 하려고만 하면 더불어민주당이 가로막고, 마음에 안 들면 탄핵 시키는 등 국정을 마비시키려 했다"며 "계엄을 선포한 날 (윤 대통령이) 국회를 장악하려고 했던 것은 장악이 아니라, 고유 권한을 행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스스로 교사라고 밝힌 한 지지자는 직접 발언대에 나서 "지금 대한민국이 공산당에 넘어가게 생겼는데 정치적 중립성이 어디 있겠느냐"며 "젊은 청년들이 당당하게 우리의 얼굴을 드러내자. 끝까지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지켜 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다수도 이날 관저 주변을 찾아 윤 대통령에 대한 공조본의 체포 시도를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박성민, 정점식, 김정재, 이인선, 구자근, 이상휘, 박준태 의원 등이 관저 입구 쪽 경찰 바리게이트 주변에 자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공수처는 지금이라도 위헌적이고 위법한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음에도 체포 영장 청구라는 초법적 행위를 시도하며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어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을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취재진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주보배 기자현재 경찰 기동대 등이 관저 주변으로 배치돼 집회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관저 주변 도로와 인도에는 경찰 차벽, 바리게이트 등이 설치됐고, 서울 시내버스 일부 노선은 교통 통제 상황에 따라 임시 우회 운행하고 있다.
한편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경찰 특수단)에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는 '경찰의 집행 전문성을 고려해 일임하겠다. 6일 중에 체포영장 유효기간도 연장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