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글로벌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한국인 엔지니어 모시기에 나섰다. 기술력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한국 인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몇 주간 경기도 판교 일대 호텔 등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엔지니어들에 대한 경력 면접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대상 연차는 주니어부터 팀장급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퍼 조건은 대상자에 차이는 있지만 원천 징수 기준 10~20% 임금 인상, 거주비 및 비자 프로세스 지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접은 대만 타이중 지역의 팹(공장)에서 일할 인력 채용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졌다. 최대 D램 생산기지인 대만 공장에선 마이크론의 HBM도 생산되고 있다.
다만 면접 이후 합격 통보를 받은 엔지니어 중 일부는 대만이 아닌 미국이나 싱가포르 팹에서 근무를 제안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이크론은 이달 초중순 국내 주요 대학에서 '당일 채용(사전 지원자 대상)'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고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마이크론의 전방위적인 인재 확보 움직임은 D램에서 우위에 있는 한국 업체들의 엔지니어 확보를 통해 HBM 경쟁력을 확보하고 실적 반등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8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12단 제품은 샘플링 중이며 HBM4(6세대) 제품 양산도 2년 내 이루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만 마이크론이 HBM3(4세대) 양산을 건너뛰고 HBM3E 양산에 나선 상황이어서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원과 역량이 필요하다.
마이크론의 이런 움직임에 국내 기업들은 기업 문화 개선이나 성과급, 특별격려금 확대 등을 통한 '인력 지키기'에 나섰지만, 고위급 핵심 인력 등을 제외한 직원들의 이직 움직임을 모두 관리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