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국회에서는 오늘도 본회의가 열렸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보고가 됐고요, 그제에 이어 12.3 내란사태와 관련한 긴급현안질문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방위와 행안위, 농해수위 등 상임위원회도 전체회의를 열고 내란사태 관련 현안 질의를 진행했습니다.
관련한 내용들, 국회에 있는 이준규 기자 연결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준규 기자.
[기자]
네. 국회입니다.
[앵커]
우선 본회의 소식부터 들어보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에 보고가 됐어요. 관련 상황, 그리고 내용도 좀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오늘 본회의가 열린 직후인 오후 2시 4분쯤 국회 의사국장에 의해 보고됐습니다. 이번 탄핵소추안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까지 모두 191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토요일 본회의에서 폐기된 1차 탄핵안과 비교하면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을 사유로 들었다는 점은 공통점입니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 후로 경찰과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진행됐고, 계엄사태 관련 기관 인사들의 자백 등이 이어지면서 밝혀진 만큼 새로이 추가된 내용들도 있습니다. 대통령 지휘 아래 계엄군과 경찰이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한 점,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령해 선관위 당직자의 휴대 전화를 압수한 점,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업체 '꽃'을 봉쇄하려 한 점 등이 추가된 탄핵 사유입니다. 반면 1차 탄핵안에 있던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윤 대통령 내외의 대선 여론조작 의혹, 가치 외교, 재의요구권 남용 등은 제외됐습니다.
[앵커]
이 기자. 지난 주 토요일, 1차 탄핵 때는 투표수가 적어서 아예 개표를 하지 못했는데요. 이번 2차 표결은 언제, 어떻게 진행되죠?
[기자]
예. 말씀하신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은 지난주 토요일이죠, 7일에 진행됐는데요. 투표한 의원수가 195명에 불과해서 투표함을 까보지도 못하고 자동적으로 폐기가 됐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려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즉 200표 이상의 찬성표가 나와야 하는데요. 투표수가 195표로 가결 요건에 조차 미치지 못하니까 열어보나 마나 의미가 없으니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투표 불성립'이 선언됐고, 자동으로 폐기가 됐습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1차 표결 때와 마찬가지인 토요일, 내일 오후 5시에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다만 국회 의사국이 조금 전에, 내일 본회의가 오후 4시에 개의된다고 공지한 상황이어서 표결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제 있었던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의 여파가 상당해 야당 일각에서는 오늘 표결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더 나올 수 있도록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고, 토요일에 탄핵 집회 참여자 수가 주중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점 등을 고려해 원래 계획대로 내일 진행하기로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표결 전망과 관련한 내용은 잠시 후 박희원 기자가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앵커]
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는 내란 사태와 관련한 긴급현안질문도 진행이 됐어요. 오늘 질문에서 어떤 내용이 또 추가로 제기가 됐습니까?
[기자]
오늘 본회의에서는 계엄사태의 진행 상황, 원인이 누구에게 있었는가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 각기 다른 주장을 하면서 설전이 펼쳐졌습니다. 민주당의 첫 질문자로 나온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어땠는지를 물었는데, 사이코패스라는 강도 높은 수위의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조정식 의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
총리, 어제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 담화가 아니라 막말 그리고 궤변. 자기변명으로 일관된 대국민 선포였습니다. 본 의원이 보기엔 극단적이고 비정상적인 사이코패스를 보는 것 같았어요. 대한민국의 최대 리스크는 윤석열이고 이런 사람에게 단 하루도 정권을 맡겨서는 안 되겠다, 이게 더욱 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탄핵해야 됩니다.
[기자]
조 의원은 '계엄에 반대하는 80%의 국민이 반국가 세력이냐', '반국가세력은 정치적으로 군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처들어 간 윤석열과 그에 동조한 동조 세력들 아니냐',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냐고 물으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거듭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는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해 서버를 점거하고 정보를 탈취하려 한 시도가 위법, 위헌이냐'고 물었는데, 노태악 위원장은 "전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위법성을 인정했습니다. 노 위원장은 '윤석열이 선거 결과 조작을 얘기하는데 대한민국이 부정선거가 가능한 나라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네. 여당 의원들도 적극적으로 질의를 했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들이었습니까?
[기자]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내란사태의 책임이 민주당에게도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민주당이 정쟁에만 골몰한 채 국가 운영의 주요 부분인 군사, 안보, 공급망, 수출, 기술패권 등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도록 입법 독재를 한 탓에 국가에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 전국민 25만 원 현금살포법 같은 우리 경제를 무너뜨리고 사회를 분열시키는 수많은 악법들을 강행처리했다"고 비판했는데요. 박 의원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
민주당은 지금 이 시각에도 무려 11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을 살리고자 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국가 기밀들이 군사 기밀들이 유출되고 언론 길들이기와 가짜 뉴스 선동을 일삼고 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요구안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국민의힘이 표결에 반대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찰 병력이 국회 진입을 막았기 때문에 국회로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야당 의석에서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있다는 고성과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납득하기 좀 힘든 해명 같습니다. 본회의 외에도 오늘 상임위에서도 내란사태와 관련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죠?
[기자]
네. 오늘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3개 상임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었는데요. 방송인 김어준씨가 과방위에 출석해 자신을 향한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사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2·3 비상계엄에서의 국가기간방송 KBS 및 관계기관의 역할 등에 대한 현안질의 등을 위해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어준씨입니다.
[김어준]
체포되어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 조국, 양정철, 김어준, 체포되어 호송되는 부대를 습격하여 구출하는 시늉을 하다 도주한다. 특정 장소에 북한 군복을 매립한다. 일정 시점 후에 군복을 발견하고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한다.
[기자]
김어준씨는 한 대표는 사살하고, 자신 등 야권 인사들은 살려둠으로써 북한군의 소행인 듯한 상황을 연출해, 이를 빌미 삼아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계엄군이 계획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내용이 단순하게 나온 것이 아니라 관계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면서도 "충분히 그런 계획을 했을 만한 집단"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농해수위에 참석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어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시간에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담화를 못 들었다"면서 "요새 뉴스를 안 본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장관이 대통령의 담화를 보지도 않을 정도로 이번 사태에 대해서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듯한 발언이었는데요. '장관이 된 것이 후회되시냐'는 민주당 주철현 의원의 질문에 "많이 후회된다"고 답하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무책임한 모습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준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