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윤석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안을 마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탄핵 등에 대비한 법률 대응을 준비하며 하야에는 선을 긋는 기류다.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탄핵 표결에 힘이 실리는 기류가 확산하면서, 이번주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은 막판 이탈표 확보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국무위원 대상 긴급현안질의 등을 통해 탄핵 여론을 키워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개별적으로는 국민의힘 내 의원들을 접촉해 설득 작업도 진행한다.
尹, 하야 선 긋고 탄핵·수사 대비…與 14일 표결 참석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제출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민주당 등 야6당은 12일 윤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안을 발의한다. 이후 12~13일 본회의에 보고한 뒤 예정대로 14일 오후 5시 본회의에서 표결할 계획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사실상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보고 있다. 탄핵과 수사에 대비하며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판단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측은 이미 친분 있는 법조인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에는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출신 변호사 등 이름이 오르내린다.
윤 대통령이 탄핵 대비 태세를 보이면서 국민의힘 내 '질서 있는 퇴진론'도 힘을 잃는 모양새다. 당장 이번주 탄핵안 표결에 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쪽에 힘이 실리는 기류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 본인이 법정 다툼을 통해서라도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서 8명만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현재까지 안철수·김예지·김상욱·조경태·김재섭 5명은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밖에 배현진·진종오·장동혁·박정훈 등 약 10명의 의원이 찬반과 별개로 탄핵 표결에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찬성 의사를 밝힌 5명 외에 3명이 더 이탈할 경우 통과되는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12·3 내란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상설특검 표결에서도 20명 넘게 이탈표가 발생하기도 했다.
野 "탄핵 가결 가능성"…탄핵 불법성 키우며 與 개별 설득 나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야당은 국민의힘의 단일대오가 깨졌다고 판단, 14일 표결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표를 추가 확보하기 보고 막판까지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탄핵열차는 출발했다. 결코 멈출 수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촉구했다.
이를 위해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탄핵의 정당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곽종근 전 특정사령관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전화해 문을 부수고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는 진술을 끌어냈다.
야당은 해당 진술이, 윤 대통령이 '친위 쿠데타'를 직접 지휘한 증거라고 보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씨는 하루 일분 일초도 지금의 군 통수권자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라며 "즉시 탄핵당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전날에도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를 열고 국무위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회의 참석자들의 사과를 촉구했고, 이들은 수차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내란을 획책했던 국무회의에 참석한 의원 중 단 한 명도 자기 직을 걸고 반대한 사람이 없었다"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내란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위헌 불법 12·3 비상계엄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체 없이 국정조사 추진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득 작업도 병행한다. 민주당은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각 상임위별 친분 있는 국민의힘 의원 명단을 추려 개별 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국민의힘 내 원심력이 커졌다고 보고 그 틈을 벌려 이탈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당 차원에서는 강하게 공세를 펴되, 개별적으로는 회유를 하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개별적으로는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