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숙 제10대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 학장. 울산폴리텍대학 제공"울산폴리텍대학 입학이 곧 취업일 정도로 대학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학생들이 더 행복한 대학, 지역 사회에 꼭 필요한 교육기관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겠습니다."정명숙 제10대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 학장이 지난달 11일 취임했다.
울산폴리텍대학 역사상 최초 여성 학장인 정 학장은 인재양성기관 폴리텍대학의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단순히 직업전문기술인 양성이 아닌 인문학적 소양, 정서적 풍요를 더해주고 싶다는 정 학장으로부터 포부를 들었다.
다음은 정명숙 학장과 일문일답.
- 울산폴리텍대 학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가량 됐다. 소감은? = 한 달이 너무 바쁘게 지나갔다. 학교에 와서 보니 울산폴리텍대학이 정말 좋은 학교라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교육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곳이란 확신이 드는 중이다. 그동안 사회 경험에서 얻은 울산지역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계층 다채로운 사람들과의 인맥을 충분히 활용해서 학생들이 더 행복한 대학,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교육기관,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는 인재 양성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 학장이 된 이후, 폴리텍대학 장점을 꼽으라면?
= 학벌과 졸업장을 중시했던 시대는 지났다. 전문가 양성기관인 대학교육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폴리텍대학은 '산업학사' 학위를 주는 2년제 학위과정은 물론 1년 미만의 비학위과정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할 능력을 만들어주는 학교다. 전국에 35개 캠퍼스와 4개의 교육원이 있고, 인재원과 고등학교가 각 1개 있다. 이들 대학은 제각각 지역산업의 여건에 적합하게 설계된 학과에서 실습 위주의 기술직업교육을 하고 있다. 학위과정은 학비가 1학기에 120만 원가량이고 비학위과정은 무료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운 여건을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하려는 학생과 그들을 열성으로 가르치는 교수들로 가득한 학교, 좋은 학교란 바로 이런 학교가 아닌가 한다.
- 2년제 학위과정과 1년 미만의 비학위과정이 있다. 어떤 학과들이 있나. = 울산폴리텍의 학위과정 학과는 전기과, AI산업안전시스템과, 기계시스템과, 자동화시스템과, 에너지산업설비과, 재료화학과 등 6개과로 구성돼 있다. 학과는 현재 울산지역 내 산업구조를 고려하여 구성돼 있고, 급변하는 산업 수요에 맞춰 5년에 한 번씩 개편하고 있다. 모든 교과는 산업현장과 똑같이 구성된 강의실에서 실습 위주로 수업한다. 학생수는 한 학년에 300여 명씩 600여 명이다. 2년제 전문대학처럼 정상적으로 학점을 따면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학생 대부분이 졸업하기 전에 2, 3개씩의 자격증을 취득하기 때문에 취업률이 높다. 이번 졸업생 가운데 정우석 학생은 산업기사 4개, 기능사 5개 등 모두 9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오주엽 학생은 어려운 기능장 3개와 산업기사 1개를 취득했다. 그래서 폴리텍은 '입학이 곧 취업'인 대학이라는 말이 생겼다.
- 청년들의 취업이 쉽지 않은 시대다. 울산폴리텍대 취업률은? = 학위과정의 취업률은 매년 85% 안팎에 이른다. 2021년 83.1%, 2022년 85.4%, 2023년 84.5%이고, 올해 2월에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연말까지 집계하는데, 85%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처의 상당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다. 입사와 동시에 업무가 가능하므로 기업들이 폴리텍대학 출신을 선호하는 추세다.
- 비학위과정도 소개해달라.= 비학위는 말 그대로 학위를 주는 교육이 아니고, 1년 미만의 직업교육과정을 말한다. 크게 하이테크과정, 고교위탁, 신중년특화과정 등으로 나누어진다. 하이테크과정은 대학을 2년 이상 수료한 39세 이하의 취업준비생을 위한 과정이다. AI산업안전시스템, 기계시스템, 재료화학 등 3개과에서 각 20명 모집한다. 고교위탁은 기술직 취업을 희망하는 인문계 고등학생을 위한 위탁교육 과정으로 자동화시스템과가 운영하고 있다. 역시 모집인원은 20명이다. 신중년특화과정은 인생2모작을 꿈꾸는 40세 이상을 위한 과정이다. 에너지산업설비과 25명, 기계시스템과 20명을 모집한다. 그 밖에도 가죽공예, 라탄공예, 실내인테리어과정 등 2~6개월의 신중년단기과정이 있고, 소규모사업장훈련과정도 있다. 10여가지의 다양한 직업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매년 교육생이 4천여 명에 이른다.
정명숙 제10대 한국폴리텍Ⅶ대학 울산캠퍼스 학장이 지난달 11일 취임했다. 울산폴리텍대학 제공- 울산 남구 테크노산업단지 안에 교육원이 설치된 것으로 안다. 그 역할은.
= 석유화학 관련 직업교육을 위한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이다. 설립한 지 이제 5년으로 울산캠퍼스 학장이 교육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석유화학공정과와 화학공정운전과 2개과가 있고, 전문기술 과정과 하이테크 과정으로 나눠 130여명이 1년간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받는다. 기사, 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해서 석유화학관련 기업에 취업하는데 석유화학 관련 업체가 선호하는 인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내년도 신입생 모집 현황은?= 학위과정의 입시는 수시 1, 2차까지 마감됐고 정시만 남아 있다. 정시는 모집인원이 많지 않아 사실상 학위과정의 입시는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다. 반면 비학위과정은 지금 모집이 한창이다. 1차 모집이 16일까지이고, 2차 모집도 가능하다.
- 주로 어떤 학생들이 입학하는 지 궁금하다. = 학위과정 입학생은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고교졸업예정자도 있고, 다른 대학을 중퇴하거나 졸업한 미취업자, 또는 직장을 다니다가 새로운 꿈을 안고 스스로 폴리텍대학을 선택해서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 때문에 입학 연령층이 다소 높다. 2024년 올해 입학생의 나이가 24.7세이다. 이 가운데 다른 대학에 다니다가 온 학생의 비중이 36.8%에 이른다. 취업에 대한 청년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비학위 직업교육과정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의 역량에 따라 수학할 수 있다.
- 울산폴리텍대학 학장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졸업생 모두가 더 좋은 직장,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갖도록 해주는 것은 우리 학교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이건 누가 학장을 맡아도 변함없다. 그 목표를 위해 우선 할 일은 지역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해서 폴리텍대학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 그리고 우리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두 가지다. 우리 학교는 직업전문기술교육이라는 교육 목표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대학 생활에서 배우고 느껴야 하는 인문학적 소양과 정서적 풍요, 청년기의 낭만 등을 습득할 시설도, 기회도 부족하다. 도서관 확대, 체력단련실 확충, 정돈된 캠퍼스, 인문학 특강 등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그런데 학교 재정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폴리텍이 더 좋은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