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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를 다하지 않는 대통령 거부"…인천 고교생들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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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월화거리 일원에서 강릉시민들이 촛불 집회를 열고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월화거리 일원에서 강릉시민들이 촛불 집회를 열고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고등학교 학생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인천에서 이뤄진 첫 고교생 시국선언이다.
 
인천여자고등학교 학생회는 8일 시국선언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의 인권 보장이야말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의 최우선적 의무라고 배웠다"며 "의무를 다하지 않고, 권력과 무력으로 언론과 국회를 막는 대통령은 거부한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시민들의 자유를 부정하고 시민들을 협박하는 계엄사령관의 포고령과 동시에 국회의원과 시민들이 계엄군을 몸으로 막으며 단 6시간 만에 비상계엄 해제를 이뤄내는 모습도 보았다"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움직임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에 우리는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인천여자고등학교 116대 회장단 시국 선언문
우리는 보았습니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작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소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무력의 과거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생각에 세계가 동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23시경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사태를 보았습니다.
 
의무교육으로 한국사를 배워오며 2024년의 청소년이 겪을 것이라, 그 시절의 두려움을 느껴보리라 생각지도 못한, 교과서 밖 현실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와 국민의 민주적 정치활동, 시민들의 자유를 부정하고 시민들을 협박하는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발표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국회의원과 시민들이 계엄군을 몸으로 막으며 단 6시간 만에 비상계엄 해제를 이루어 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배웠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의 최우선적 의무라 배웠습니다. 이런 의무를 다하지 않는 대통령, 권력과 무력으로 언론과 국회를 막는 대통령은 거부합니다.
 
'비상계엄'이라는 이름으로 권력과 군대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역사를 배웠습니다.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화 항쟁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일구어진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기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을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그리고 2016년 광화문의 촛불처럼 우리의 움직임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민주 대한민국을 이루어 낸 역사와 함께 해온 인천여자고등학교의 학생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역사의 반복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움직입니다.
 
2024년 12월 9일
 
인천여자고등학교 116대 회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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