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 물고기뮤직 제공가수 임영웅이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가는 데는 특유의 창법 등 뛰어난 실력과 선행으로 대표되는 미담의 선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학자들 분석이 나왔다.
김희선 국민대 교수와 김희선(동명) 경기대 교수는 지난 30일 서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열린 제35회 한국대중음악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임영웅 인기 요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임영웅은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대신 속으로 삼키는 창법을 쓴다.
두 교수는 '미스터 트롯'에서 임영웅이 선보인 '바램' 무대를 들며 "'바램'과 같은 곡은 음역의 폭이 좁고 대체로 낮아 자칫 내지르기 쉬운 노래다. 임영웅은 후렴 중 크고 힘차게 부르다가도, 절제하면서 삼키는 듯한 감정 처리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해석을 선보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중가요를 부를 때 'ㅅ'(시옷), 'ㅆ'(쌍시옷) 등 소리의 경우 거슬리게 들리는 때가 많은데, 임영웅은 이를 부드럽게 처리하면서 자주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웅이 트로트 장르로 이름을 알렸으나, 록·댄스·힙합·포크·재즈 등 장르 구분 없이 영역을 확장해 가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두 교수는 "임영웅이 최근 선보이는 댄스, 록 장르 곡을 통해 트렌디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발성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고 진단했다.
임영웅 팬덤은 이러한 확장성의 결과물이자 시작점으로서 신드롬의 선순환을 상징하고 있다.
이들 교수는 "팬들은 임영웅의 본질로 트로트 본연의 창법을 벗어나는 절제된 창법, 편안한 음색, 진정성 있는 목소리, 가사 전달력, 위로를 꼽는다"며 "아티스트 면모를 갖추면서 국민가수로서 명성을 얻고, 임영웅이라는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고 봤다.
이날 학술대회는 임영웅을 주제로 그의 음악과 그를 둘러싼 담론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장유정 단국대 교수는 이날 임영웅 관련 언론 기사를 분석하면서 "충성도 높은 팬덤과 임영웅을 영웅적인 인물로 묘사하는 팬들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이러한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으로 대중에게 확산함으로써 긍정적 서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애경 연세대 교수 역시 "1930년대 유행가로 시작한 트로트는 현재 음악적 특징이 약화하고 범주화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일종의 '문화 현상'으로 존재한다"며 "임영웅의 노래가 음악적으로 트로트냐 아니냐를 따지기 보다는, 그가 어떤 행위를 하고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 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임영웅이 트로트의 전통 혹은 미덕을 지키는 동시에 팬들과 함께 드러내는 미담, 사회적 효과, 공감의 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