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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고 서러워…" 서해5도 주민들, 대통령실앞 집단행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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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보장·정주여건 개선 등 '인간안보' 보장 요구 전망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대통령실 제공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대통령실 제공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높아지자 서해 최북단 서해5도 주민들이 생존 보장 대책 촉구를 요구하며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29일 '안보특구 5도서 옹진군 복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 연평·대청·백령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다음 달 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내 6·25 상징조형물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청원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할 예정이다.

전쟁기념관 내 6·25 상징조형물은 대통령실과 마주보고 있어 사실상 대통령실 앞 집회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지난 26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마쳤다. 서해5도 주민들은 정전협정 이후 청와대 시절을 포함해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어떤 사항을 요구할지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서해5도 주민들이 발족한 비대위 정관을 토대로 '인간안보' 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정관을 통해 비대위 설립 목적을 "국가안보의 보루로써 옹진군의 정체성을 되찾고, 화약고가 된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실체와 국제법상 지위를 확실히 밝혀 서해5도 주민의 안전과 자유, 행복 추구를 위한 인간안보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정의했다.
 
인간안보는 1994년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유엔개발계획)의 인간안보개발보고서를 통해 처음 소개된 개념으로 기존의 군사력 중심의 국가안보만을 통해서는 국민의 안전과 복지, 인권, 평화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인간안보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좁게는 공포·폭력·전쟁·테러 등으로부터의 자유를 포함한다.
 
이들은 주요 사업으로 △이동권 보장 △서해5도 정체성 확립 △서해 NLL의 실체와 국제법상 지위를 밝히기 위한 사업 등을 꼽았다.
 
본래 북한 황해도에 속했던 옹진군은 6·25전쟁 이후 정전협정을 통해 북한 옹진반도의 섬 지역인 서해5도만 남한에 편입됐다. 이후 남한에서 옹진군은 서해5도를 의미했지만 여러 차레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현재는 서해5도와 인천 앞바다의 가까운 섬들이 더해졌다.
 
서해5도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접경수역에 있으며 수도권 방어를 위한 군사적·지정학적 특수성으로 '한반도의 화약고'라 불린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북의 잦은 도발과 2000년대 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 남북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대부분의 사건이 서해5도에 몰린 이유다.
 
이 때문에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직후 주민들이 집단 이주를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안보상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간인이 연평도를 포함해 서해5도를 떠날 경우 더 많은 군사적 충돌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대신 정부는 서해5도 주민들이 섬을 떠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정주여건을 개선하겠다며 연평도 포격전 직후 서해5도 지원특별법을 제정해 9천억여원을 투입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4년이 지난 최근까지 이 예산은 절반도 사용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선령 만료로 폐선된 인천항과 서해5도를 오가던 하나 뿐인 카페리선을 대체할 차도선을 도입해달라고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을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들어 지원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 들어서 남북한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서해5도 주민들의 불안함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서해5도 주민들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해상 국경선 재조정 논의로 인한 불안감과 무작위 전파교란으로 어업은 물론 육지 이동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5도 주민들은 이같은 불만과 정부가 약속했던 정주여건 개선의 이행, 지리적 '특수성'을 감안한 정책 지원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우(75) 비대위원장은 "이번 집회와 청원서 제출을 통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담보로 희생하는 서해5도 주민들의 뜻을 전달하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청원서 전달 이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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