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 입장 발표. 경남교육청 제공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도의회의 재의 요구로 다시 살리려던 '경남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안'이 결국 폐지됐다.
이를 두고 박 교육감은 "교육의 역사를 거스르는 결정으로, 참담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도의회는 20일 제419회 정례회 2차 본회의를 열고 박 교육감이 재의를 요구한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안'에 대해 무기명 표결에 부쳤다.
재의 때는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해 출석 의원 2/3 이상 찬성해야 조례 폐지가 확정된다. 표결 결과 재석의원 62명에 찬성 55명, 반대 5명, 기권 2명으로 조례 폐지안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이 절대다수인 도의회의 압도적인 폐지 찬성표로 인해 결국 지난 2021년 때 탄생한 이 조례는 3년 만에 폐지가 확정됐다.
앞서 박 교육감은 "경남만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사회적 가치에서 소외될 수 없다"며 재의 요구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박 교육감은 "농산어촌 지역은 배움터가 없어지면 방과 후에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 "마을 강사들의 정치적 편향성으로 문제가 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지역과 교육이, 마을과 학교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정책적 흐름"이라고 했지만, 도의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의원이 아닌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엄마로서 단상에 선 더불어민주당 한상현 의원도 "마을과 학교가 협력해 교육자원을 연계하고 지역에 활력을 주는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며 조례안의 필요성을 알렸다.
반면 국민의힘 정규헌(창원9) 의원은 "지난해에도 정치적 편향성, 전문성 등이 논란됐고,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지만, 준비한 쇄신안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육감은 조례 폐지 결정 이후 도교육청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도의회에서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마을교육공동체를 지원할 근거가 사라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교육청에서 마련한 쇄신안이 제대로 실행되기도 전에, 도의회가 제대로 평가도 하기 전에 조례가 폐지됐다"며 "합리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을 교육의 논리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정치적 편향"이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의 내일을 위한 조례를 당론으로 폐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편향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대한 책임이 반드시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조례는 학교와 마을,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교육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지난 2021년 11대 도의회 때 제정됐다.
하지만 해당 조례로 운영되는 관련 사업이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도의회는 지난달 15일 본회의를 열어 조례를 폐지했다. 이후 박 교육감이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했지만, 결국 조례안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