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동우 (울릉도 교사)
오늘은 대망의 2025학년도 대입 수능날이죠. 수험생들은 8시 40분부터, 그러니까 1분 뒤 40분부터 1교시 국어 시험을 치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가 다 떨리네요. 저눈 수능 치른 지 오래됐습니다만. 저희는 오늘 특별한 사연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울릉고등학교 고3 22명의 학생들 얘기인데요. 수능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나흘 전부터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 있다고 합니다. 이 울릉고 학생들을 인솔하고 있는 교사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볼게요. 울릉고등학교 3학년 이동우 담임선생님입니다. 지금 나와 계시죠?
◆ 이동우> 네, 안녕하십니까?
◇ 김광일> 안녕하세요. 국어 과목이 40분이 됐으니까 시작이 됐겠네요.
◆ 이동우> 그렇습니다.
◇ 김광일> 함께 온 울릉고등학교 학생들이 시험장에는 아침에 다 잘 들어갔나요?
◆ 이동우> 네, 시험장에 저희들이 다 배웅해서 잘 입실해 갖고 지금쯤이면 시험을 치르고 있을 것 같습니다.
◇ 김광일> 지각하지 않고 다 잘 들어갔어요?
◆ 이동우> 그렇습니다.
◇ 김광일> 고3 담임선생님이신 거잖아요. 선생님도.
◆ 이동우> 맞습니다.
◇ 김광일> 학생들이 시험장에 들어가는 어떤 뒷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드시지 않았을까, 이걸 멀리서 보고 있는 저도 좀 떨리기도 하는데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 이동우> 들어갈 때 아이들 뒷모습이 씩씩하게는 보였는데 그 모습대로 시험장을 나와야 될 텐데 마음이 쓰이고 지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 김광일> 참 이게 뭐랄까, 이색적이기도 한데 이 학생들이 이번에 수능 치기 위해서 울릉도를 떠나서 포항까지 갔다고 들었어요.
◆ 이동우> 네.
◇ 김광일> 시험장이 그럼 포항으로 다 22명이 다 포항으로 배치가 된 건가요?
◆ 이동우> 네, 저희는 매일마다 지금 포항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 김광일> 울릉도에 있는 고등학교, 울릉고등학교 안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칠 수는 없는 건가 보군요.
◆ 이동우> 그게 울릉도는 아직까지 이렇게 지금 비행기도 없고 뱃길만 열려 있어서요. 수능 시험지를 제때 수령하고 배부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배는 파도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겨울에는 또 운항이 통제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포항에서 이렇게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 김광일> 시험지를 보내기 어려워서 학생들이 나오는 거예요?
◆ 이동우> 시험지를 그게 유출을 방지하려면 저희가 여러 관공서 기관의 협조도 받아야 되고 그런데.
◇ 김광일> 복잡하구나.
◆ 이동우> 들어가는 편이 배편밖에 없으니까 정해진 시간에 이렇게 배부하는 게 어려움이 많습니다.
◇ 김광일> 그래서 지금 울릉고등학교 고3 학생 22명이 포항으로 나온 거죠.
◆ 이동우> 예, 맞습니다.
◇ 김광일> 그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배를 타서 포항까지 나오려면 몇 시간이나 걸립니까?
◆ 이동우> 저희가 배가 크루즈가 있고 쾌속선이 있는데 쾌속선 경우에는 한 2시간 50분 정도 걸리고요. 크루즈는 한 6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 김광일> 이번에는 뭐 타고 나오셨어요?
◆ 이동우> 저희는 이번에는 크루즈를 예매해서 크루즈를 타고 나왔는데 보통 쾌속선을 많이 타고 나오는데 저희가 또 겨울이라서 혹시 날씨가 안 좋을까 봐 그렇게 예매를 했습니다.
◇ 김광일> 춥고 그러면 학생들이 혹시 감기에 걸리거나 컨디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좋은 걸로, 좀 비싼 걸로 타고 나오셨나 보군요.
◆ 이동우> 그것도 그렇고 저희가 혹시나 파도가 심하면 크루즈는 갈 수 있는데 쾌속선은 날씨가 안 좋으면 또 잘 안 뜨더라고요. 이게 또.
◇ 김광일> 배편이 취소될 수 있어서.
◆ 이동우> 배가 또 커야 잘 뜨니까 그래서 혹시나 해서 큰 걸로 예매했습니다.
◇ 김광일> 매년 이렇게 하고 계신 거죠?
◆ 이동우> 네, 맞습니다.
◇ 김광일> 그런데 제가 이번에 좀 인상 깊은 게 어제 나오신 게 아니고 울릉도에서 월요일날 출발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일찍 나오신 이유가 있습니까?
◆ 이동우> 이게 사실 수능 시험이라는 것이 아이들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데 배를 타고 나온 뒤에 바로 시험에 응시하면 또 제 실력을 발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도 하고 또 시험 전에 파도가 또 좋은지 안 좋은지도 모르기 때문에 미리 나와서 저희가 이렇게 포항에서 컨디션 조절하고 그렇게 해서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 김광일> 그러니까 이를테면 우리 운동선수들 이를테면 축구 경기할 때 A매치 외국 가서 치르고 하면 경기 당일날 가서 도착하는 게 아니라 일찍 가서 컨디션 조절하고 하는 것처럼.
◆ 이동우> 맞습니다.
◇ 김광일> 준비를 하신 거군요. 그러면 이렇게 포항에 오셔서는 어디서 지내셨던 거예요? 수련원 같은 곳에서 따로 잡아서 같이 지내고 했던 겁니까?
포항 호텔서 수능 대비하는 울릉고 수험생들◆ 이동우> 저희는 지금 포항 라한호텔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 김광일> 호텔.
◆ 이동우> 다행히도 라한호텔 측에서 많이 배려해 주셔서 저희 공부도 세미나실 빌려가지고 이렇게 자기주도학습도 하고 해서 아이들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시험을 치르러 갔습니다.
◇ 김광일> 공부할 만한 책상이나 이런 것도 다 갖춰져 있는 곳인가 보군요.
◆ 이동우> 네, 맞습니다. 세미나실을 2개 이렇게 저희가 대여해서 아이들 나눠서 책상 하나씩 해서 공부를 잘 하고 들어갔습니다.
◇ 김광일> 세미나실에서. 그래서 그러면 사실은 크루즈 배 타고 나오는 그 뱃삯도 그렇고 호텔 숙박 투숙 비용까지 그렇고 비용이 적지 않게 들었을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은 좀 어디 지원을 받거나 그런 걸로 해결이 되었나요?
◆ 이동우> 네, 그렇습니다. 이게 아이들의 교통비, 숙박, 식사 이런 일체 비용들을 저희 경상북도 교육청에서 전액 예산을 지원해 주셔가지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부담은 하나도 없이 이렇게 지원을 받았습니다.
◇ 김광일> 많은 분들이 오늘 이 울릉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 우리가 인터뷰하다 보니까 5061님이 궁금증을 문자로 보내주셨어요. 오늘 그러면 학생들은 시험 끝나고 다 같이 울릉도로 다시 들어가냐. 아니면 하루 포항에서 뒤풀이 같은 걸 하냐. 이런 질문을 주셨거든요.
◆ 이동우> 저희 들어가는 배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크루즈가 있는데 그게 포항에서 울릉도로 입도하는 시간이 자정에 출발을 하거든요. 12시에 출발을 해서. 그전까지는 저희 저녁 같이 맛있는 걸로 해서 먹고 아이들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테니까 영화도 한 편 보고 그렇게 해서 입도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광일> 배에다 시간을 맞춰야 되는군요.
◆ 이동우> 맞습니다. 배 시간을 맞춰야지 저희가 어쩔 수가 없어서.
◇ 김광일> 말씀을 듣고 보니까 뭐랄까 평소에 이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도 궁금한데 울릉도 안에 있다 보면 학원을 포항이나 이런 곳으로 나오기도 어려울 것 같고 학생들은 그러면 울릉도 안에서 자체적으로 학원을 다닌다거나 그런 방법들이 있는 거예요? 어떻습니까?
◆ 이동우> 울릉도에도 이게 학원이나 과외가 존재하긴 하는데요. 저희는 육지라 부르는데 육지처럼 이렇게 업체들이 많지는 않아서 육지 학생들은 여러 학원이나 과외를 비교하면서 자신이 맞는 곳을 찾아서 등록하거나 하는데 저희는 좀 적지만 존재는 해서 그렇게 학원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리고 요즘에 또 인터넷 강의가 잘 돼 있어서 공부에 대한 의지가 있는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로 공부를 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광일> 인강 들으면 되겠군요. 그러면 오늘 학생들이 어쨌든 지금 시험을 시작해서 8분 정도 진행이 됐고 오늘 저녁까지 시험이 진행이 계속될 텐데 선생님, 그리고 제가 듣기로 교장 선생님 등등 포함해서 한 세 분 정도 나와 계셨다고 들었어요.
◆ 이동우> 맞습니다.
◇ 김광일> 선생님들은 어디에 어떻게 지내십니까?
◆ 이동우> 오늘 저희는 아직 호텔에 머물고 있는데 오늘 저희 포항에 보경사라는 절이 있어서 아이들이 실수 없이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도록 거기서 기도드리고 올 예정입니다.
◇ 김광일> 절에서 기도를 하세요? 학부모들처럼.
◆ 이동우> 저희 자식 같은 아이들이라 가지고 실수 없어야 되는데.
◇ 김광일>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그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보시고 있는 이 학생들에게 그러면 마지막으로 응원, 또 당부의 말씀하실 게 있다면 한마디 좀 방송을 통해서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 이동우> 응원이요? 그런데 이게 제가 매해 이렇게 수능을 애들을 치르면서 보니까 무엇보다도 수능은 긴장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이 아이들이 수능이 인생을 결정하는 전부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한 대로 시험에 임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느라 너무 고생이 많았는데 웃는 얼굴로 시험장을 나왔으면 합니다.
◇ 김광일> 고생했다, 웃는 얼굴로 나오자, 이런 말씀까지 들었습니다. 저희도 학생들이 잘 보기를 기원하고요. 울릉고등학교 이동우 선생님 인터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