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비평사 제공 1945년 조선에서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뒷모습을 추적한 역사 논픽션 '조선을 떠나며'의 자매편 '다시 조선으로'가 12년 만에 출간됐다.
'다시 조선으로'는 조선에서 해외로 강제 동원되었거나 거류했던 사람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왔지만 척박하고 거친 현실을 마주하며 겪어야 했던 해방 조선의 민낯과 비정한 당시 사회 분위기를 다시 생생한 자료를 바탕으로 30여 개의 에피소드로 풀어냈다.
해방 직후 1600만 명이 살던 남한, 불과 1~2년 만에 100만 명의 일본인이 돌아가고 250만 명의 귀환자와 초기 월남이닝 유입됐지만 공동체로서의 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해방된 조국'의 지독한 사회적 모순을 찾아볼 수 있다.
책은 남한으로 돌아온 조선인과 이 곳을 떠나가는 일본인의 미묘한 관계에 이들을 관리 감독하던 미군정의 3자 간 동상이몽, 일본에서 주류 사회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가족과 식민 지배말기 강제 동원된 사람들의 귀환 과정을 대비해 보여줌으로써 이동하는 집단 간의 다양한 차이와 균열도 발견한다.
이연식 지음 | 역사비평사 | 352쪽
창비 제공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30여 년 만에 산문집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로 돌아왔다.
이 책은 작가 스스로 '잡문'이라고 말하는 길지 않은 이야기들 속에 저자 특유의 인간민 넘치는 매력과 입말에 촌철살인을 더했다. 금연 결심을 공개적으로 선언해 주목을 받은 '고별연'에서는 복잡한 세상사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유머감각과 인문정신이, 50년 지기 홍세화·김민기 등을 떠나 보내며 쓴 추도사에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월을 뛰어넘은 우정이, 자신의 주례선생인 리영희 선생에 대한 회고에서는 직곡 많은 현재사 속에서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던 지식인들의 교류가 펼쳐진다.
책에는 밀리언셀러 작가 유홍준이 공개하는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도 부록으로 담겼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명문장, 또다른 부록 '나의 문장수업'은 저자의 독서체험을 소개한다.
유홍준 지음 | 창비 | 364쪽
북갤러리 제공 '원주굽이길의 역사 인물과 문화유적'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 '섬강은 어드메뇨 치악이 여기로다 2'는 원주굽이길 '원점회귀 코스'를 중심으로 걷기 길에 얽힌 설화와 전설 그리고 우리 역사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모든 옛길에는 앞서 산 자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흔적은 역사요, 역사는 기록과 전설과 문화유적의 총합이다. 길 위에는 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인물들이 나타났다 사라져갔다. 지난 4년여 그들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 원주의 길을 걸었다. 어떤 때는 홀로 걸었고, 어떤 때는 여럿이 함께 걸었다. 어떤 자는 빠르게 걸으며 멀리 앞서갔고, 어떤 자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길 위의 역사에 목말라했다. 역사의 현장은 늘 힘겹고 숨찼고 벅찼다."
저자는 원주굽이길을 읍면별로 나누고 조선왕조실록과 원주지명유래집, 야사, 토박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당대 향토사를 한국사와 접목해 읽기 쉽고 유익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김영식 지음 | BG북갤러리 | 3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