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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왜 보수가 등을 돌렸나…절실한 '전향적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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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임기 반환점①]尹 직면한 과제 '첩첩산중'
20%선 무너진 지지율, 보수층마저 '이탈'
적기 놓친 대응과 변화, 지지층 '명분'과 '자부심' 상처
정면 돌파 尹, 강한 이미지만 지나치게 부각
김건희 여사 사안 '전향적 해법' 필요…尹, 7일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 글 싣는 순서
①尹대통령 왜 보수가 등을 돌렸나…절실한 '전향적 돌파구'
(계속)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만만치 않다. 지지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20%선이 무너졌고 보수층의 이탈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야당의 공세는 날로 심화되고 우군(友軍)인 여당마저 변화를 요구하며 압박하는 모양새다. 정국 핵심 현안인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명태균 의혹' 등 돌발 변수도 악재가 되고 있다.

그동안 변화의 요구는 컸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고 적기를 놓친 쇄신의 결과가 현재에 이르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과 상식', '정면 돌파', '추진력'을 내세운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한때 여론의 지지를 받았지만, 변화를 해야할 국면에선 '불통(不通)' 이미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오는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예고한 가운데, 예상을 뛰어 넘는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선' 지지율 무너진 尹, 보수층마저 '이탈'

연합뉴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연이어 나타내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2.4%로 취임 이후 최저치였다. 그보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긍정 평가는 19%로 지지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특히 보수층이 등을 돌린 점은 뼈 아픈 대목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보수층의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8%포인트(p) 내렸고, 한국갤럽 조사에선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지지율은 8%p 떨어진 18%, 보수층 지지율은 7%p 하락한 33%에 그치기도 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동안 여러 위기는 있었지만 윤 대통령을 향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던 보수층의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정 운영의 악재가 반복되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대응이나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코너'에 몰려가는 부분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은 "위기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반등을 줄 수 있는 타이밍을 자꾸 놓치다 보니,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불신이 생긴 것"이라며 "어떻게든 대통령을 지키려는 사람들조차도 '명분'을 갖기 어렵게 만드는 흐름에 직면했다"라고 분석했다.

사회 질서 유지 등을 중시하는 보수의 품격과 자부심이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론 조사에서 부정 평가 1위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문제와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를 둘러싼 의혹 등은 '공사(公私)' 구분에 실패했다는 인식을 남기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집권 가치이자 보수층이 지지했던 '공적과 상식'에도 배치되는 모습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 등 녹취 논란이 거듭되고, 중앙정치와 상관없어 보이는 '비선'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의 상황은 보수 지지층으로 하여금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정국을 떠올리게끔 한다"며 "탄핵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리 패배하다가 가까스로 정권을 교체했는데, 위기 양상이 반복되는 데 대해 누구보다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위기 때마다 '정면 돌파'했던 윤 대통령의 추진력과 리더십은 한때 지지층 뿐만 아니라 여론의 호응을 받았지만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는 '불통' 이미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필요 이상으로 강한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국정 운영 스타일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했다는 시각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금은 정책이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스타일'의 문제"라며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나는 그대로 간다'라는 인식이 너무 고착화돼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사안 '전향적 해법' 필요…尹, 오는 7일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황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황진환 기자 
이 시점에서 '사법 리스크', '공천 개입' 의혹 등이 불거졌던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은 변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김 여사의 사과, 대외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설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아직 대통령실은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김 여사의 역할과 업무를 공식화하고 이를 보좌할 제2부속실이 설치될 예정이지만, 공식 출범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이조차도 적기를 놓친 조치란 지적이 만만찮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국민 신뢰를 얻고, 신뢰 없이 어떻게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겠나"라며 "김 여사 논란이 지나치게 '악마화'되고 있다는 문제는 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해결하려 한다면 충분한 설명과 노력이 필요하다. 제2부속실 설치로 모면하려는 건 지나치게 안이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가 국정에 관여한다는 의혹이 커지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간도 장기간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온다. 대외 활동 장기 중단 뿐만 아니라, 대중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선 윤 대통령 순방 등 해외 일정 불참도 전향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김 여사 문제 해법과 함께 당정 관계를 넘어 대야 관계 등까지 전면적인 쇄신책도 필요할 전망이다. 야권 단독 처리 법안에 줄지어 거부권을 행사하는 윤 대통령과, '탄핵'까지 언급하며 날을 세우는 야권의 모습은 익숙한 일이 됐다.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대통령이 불참하고,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는 일도 11년 만에 일어났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연구소장은 "대통령이 돌을 맞더라도 시정 연설을 가는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망신을 주고 소리를 친 사람들을 향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큰 것이 상식적 여론이다. 그 점에서 시정 연설 불참은 매우 아쉽다"고 평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22년 대선 당시부터 국민 절반 가량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복기(復棋)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임기 전반부 지지율 반등세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단 점은 후반부엔 이전과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소명하고, 사과하고, 국민과 소통하고, 반대편과도 타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각종 악재에 둘러 쌓인 대통령실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달 중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후 오는 7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애초 시점은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이 마무리 된 뒤 이달 하순으로 예상됐지만 시점이 빨라졌다. 입장 표명을 더는 늦춰선 안된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임기 전반부 성과를 보고하고,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문 1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기자회견을 준비해왔으며, 이왕이면 순방 전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는 참모진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선 윤 대통령 배우자 김 여사 사안에 대한 언급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에 관해) 질문이 나오면 관련 말씀을 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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