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정한용. 한국배구연맹남자배구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23·194cm)이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에게 '더 쉬고 와도 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포인트 3대0(25-21 25-23 25-17)으로 완파했다.
정한용은 이날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요스바니, 김규민, 이준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팀의 2연패 사슬을 끊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서브 에이스는 무려 5개에 달했고, 팀 내 최다인 22점으로 펄펄 날았다. 공격 성공률도 62.50%로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정한용은 "삼성화재가 서브가 강한 팀이라 리시브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면서 "리시브가 잘 돼서 나머지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상 중인 요스바니에겐 "더 쉬어도 될 것 같다"면서 자신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요스바니가 없는 상황에서 공격 비중이 높아진 정한용이다. 그는 "아레프도 있지만 국내 선수 중 공격수 한 명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상자가 많은 가운데 선수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정한용은 "우리는 매 시즌 초반부터 잘 나간 적이 별로 없다. 초반만 잘 버티자는 말을 했다"면서 "부상자가 돌아오면 우리 모습을 되찾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정한용 스파이크. 한국배구연맹이날 블로킹 1개가 부족해 트리플크라운을 놓친 건 내심 아쉬웠다. 정한용은 이날 블로킹 2점, 서브 5점, 후위 공격 4점을 기록했다.
그는 "3세트 초반까진 트리플크라운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욕심을 내볼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막판에 들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 세트를 더 치렀다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빨리 끝나는 게 좋지 않나"라며 껄껄 웃었다.
데뷔 4년 차인 정한용을 이번 시즌 주전으로 도약할 거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는 "주변에서도 주전으로 뛸 거라 예상했는데, 컵대회에서 그런 모습 보이지 못했다"면서 "시즌 초반에도 스타팅으로 시작하지 않아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기회가 와서 자신 있는 부분에 집중하며 몸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매 시즌 치열한 주전 경쟁이 있었다. 정강이 부상 탓에 리베로를 맡고 있는 정지석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아오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한용에겐 오히려 동기부여가 된다. 그는 "형들을 제치려면 리시브, 공격 면에서 어중간하게 잘하면 안 된다. 경쟁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번 시즌 대한항공은 통합 우승 5연패에 도전한다. 정한용은 "우승한다는 건 앞으로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그 자리에 내 이름이 들어갈 수 있어서 긍정적인 면이 큰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