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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강제 동원·사돈 특혜·접대 골프' 휘청이는 韓 체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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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 왼쪽부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국회방송 캡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사진 왼쪽부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국회방송 캡처 
대한민국 체육계가 국정감사의 매서운 기세에 휘청이고 있다. 체육계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도 싸늘한 상황으로, 깊은 수렁에 빠진 모양새다.
 
국내 스포츠를 총괄하는 기구로, 체육 컨트롤 타워에 해당하는 대한체육회(체육회)를 비롯 대한축구협회(축협) 등 산하 경기 단체 등은 이달 열린 잇따른 국정감사(국감)에서 각종 기관 및 개인 비리 의혹과 부실 행정에 대한 집중 추궁을 받았으나, 제대로 된 해명 조차 못하면서 의원들 뿐 아니라 국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경우 이번 국감에서 수장(首長) 이기흥 회장이 집중 포화를 맞았다. 그는 국감에 앞선 지난 18일 체육회 노조로부터 '회장 선거 불출마·퇴진'을 요구 받기도 해 내·외부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조직 내부에서 처음으로 '불출마' 목소리가 불거진 만큼, 입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의 종합 감사에서 사돈 특혜 의혹을 받았다. 이 회장의 사돈이 체육회에서 초고속 승진, 핵심 보직 독점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해당 의혹의 골자다.
 
이 회장은 이날 지방 일정 참석 사유로 감사장에 출석하지 않았고, 문체위는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하며 강하게 경고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24일 밤을 넘겨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지막 국감에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문체위도 물러서지 않았다. 25일 새벽 0시 2분경 전체 회의를 열어 이 회장을 다음달 11일 열리는 현안질의에 증인 출석을 요구 하기로 하는 안건을 통과 시켰다. 이 회장은 다시 국회에 출석, 불거진 여러 의혹들을 해명해야 하는 처지에 직면했다.

이 회장과 관련 해서는 종합 감사에 앞서 열린 22일 국감에서도 'IOC 주시 발언', '과다한 정치 활동', '장기 집권 논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일감 몰아주기·불법수의 계약 의혹', '개인 비리 의혹(운영 회사 불법 행위 및 자선 재단 실존 여부)' 등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축협도 정몽규 축협 회장을 필두고 이번 국감에서 집중 질타를 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 22일에는 출석하지 않았으나, 이날 '접대 골프 의혹'의 접대 제공 당사자로 거론됐다. 24일 종합감사에서는 이임생 축협 기술총괄이사를 감싼 취지의 발언으로 여러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축협과 정 회장은 이 밖에도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4선 도전 여부', '조직 사유화 의혹', '아내 식당 법인카드 몰아주기 의혹', '축협·현대산업개발 유착 의혹', '축구 마피아 의혹' 등이 국정감사에 거론 되면서 국민적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소속기관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사진 뒷줄 가운데) 등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소속기관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사진 뒷줄 가운데) 등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이른바 '안세영 폭로 사태'로 각종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난 대한배드민턴협회(배드민턴협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안세영(22·삼성생명) 등 국가대표, 꿈나무 선수들을 동의 및 출연료 지급 없이 후원 기업에 강제 동원 했다는 내용이 골자인 폭로 문건이 국감 자료로 공개 돼 홍역을 치렀다.
 
또 이번 국감에서 '안세영 신발(경기화) 자유권 부여 논란', '협회장 국감 태도 논란', "협회, 비현실적 운영 의혹'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민형배 의원(민주)으로부터 사퇴요구까지 받았다. 김 협회장은 "안세영이 윗 사람들에게 인사를 안한다"는 발언으로도 "스타를 인격적으로 저격하고 왕따 시킨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체육계에 대한 국감은 체육회, 축협, 배드민턴협회 등 3개 기관·단체의 조사에 집중됐다. 이 밖에 모두를 경악케 한 '킥복싱 진짜 회장 논란'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지방 체육회의 A 원로는 "지난 여름 파리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를 달성 했음에도, 올해는 유독 체육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좋지 않다"면서 "이번 국감 등을 계기로 체육계의 고질적인 비리들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번 국감과 관련, 대한체육회의 한 간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11일 국회 현안질의도 있기 때문에 국감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후 "국감에서 지적한 체육계의 여러 현안에 대해 체육회가 면밀한 제도개선을 통해 자정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이어 "체육회가 개선할 사안들이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 가는 것이 맞다. 국감에서 나온 지적들의 잘잘못을 평가하기 보다 수감 기관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이고 정확한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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