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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 침략' 세계적 설치 미술가 "작품 훼손 자제해 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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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작품 3점 중 2점 흔적만 남아…1점도 절반가량 뜯겨
"작가, '서울 침략' 오래 준비…작품 훼손에 안타까움 표해"

서울 홍익대 근처에 설치된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작품. 인스타그랩 캡처 서울 홍익대 근처에 설치된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작품. 인스타그랩 캡처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s)'가 최근 대한민국 서울을 '침략'해 형형색색 타일로 구성된 특유의 작품을 여럿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설치 직후 복수의 작품이 훼손되자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작품 훼손을 자제해 달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25일 설치 미술가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인스타그램 계정(@invaderwashere)을 보면 지난 20일부터 서울 홍익대 인근 상점가에 설치된 타일 작품 3점의 사진이 올라왔다. 만화카페 근처에는 책갈피 모양을 한 작품이 설치됐고, 편의점과 라면 식당 벽에는 각각 소주병과 젓가락을 형상화한 작품이 들어섰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1969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설치 미술가로, 이름과 얼굴을 알리지 않은 채 활동한다. 일본 게임 회사인 타이토가 1978년 개발한 게임 속 캐릭터 이름이기도 하며, 여기서 영감을 받아 이 캐릭터를 형상화한 작가의 타일 작품을 일컫기도 한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예고 없이 나타나 비밀리에 작품을 설치하고,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과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일부만 공개하는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침략'(invade)이라고 부르는 이런 활동을 통해 10월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84개 도시에 4200점이 넘는 작품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래시 인베이더스' 앱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찾고, 사진으로 인증할 수 있다. 25일 오전 대전을 찾은 이용자의 인증 사진도 보인다. 앱 캡처 '플래시 인베이더스' 앱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찾고, 사진으로 인증할 수 있다. 25일 오전 대전을 찾은 이용자의 인증 사진도 보인다. 앱 캡처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작품은 어디에 몇 개나 설치돼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작가의 작업에 매료된 팬들은 작품을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 전용 앱(플래시 인베이더스)을 통해 사진을 인증받고, 얼마나 더 많은 작품을 발견했는지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대전에서만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작가는 2009년 참여한 대전시립미술관 특별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계기로 대전 곳곳에 작품을 남겼고, 지난해 다시 대전을 찾아 일부 작품을 리뉴얼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서울 침략'은 이번이 처음으로, 작가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공개한 3점 외에 태극기와 무궁화를 형상화한 작품 등도 추가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작가의 작품 3점 중 2점은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고, 다른 1점도 절반가량 뜯겨 나갔다. 박기묵 기자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작가의 작품 3점 중 2점은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고, 다른 1점도 절반가량 뜯겨 나갔다. 박기묵 기자
문제는 작가의 작품 여럿이 설치 직후 훼손됐다는 점이다. CBS노컷뉴스가 24일 홍대 근처에서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된 그의 작품을 찾아본 결과 2점이 흔적만 남긴 채 사라졌다. 다른 1점 역시 절반가량이 뜯겨 나간 상태였다.

작가는 소주병 모양 작품의 경우 인스타그램에 "편의점이 문을 열자마자 10분 만에 제거됐다. 다행히 타일을 회수했고 다른 장소를 찾아봐야겠다"고 쓰기도 했다. 다만 다른 작품들까지 연이어 훼손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안타까움을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그와 친분이 있는 사진작가 A씨는 "최근 작가를 직접 만났는데 자신의 작품이 순식간에 뜯겨 나간 것에 대해 매우 속상해 했다"며 "서울에서 첫 작업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작품 훼손을 자제해 달라는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가 태극기와 무궁화, 소주, 젓가락 등 우리나라와 연관된 작품을 구상하면서 '서울 침략'을 오랫동안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누구나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이 온전히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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