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수립한다. 우리나라와 아세안이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14년 만에 최고 단계의 관계 격상으로, 정치·안보·교역과 함께 사이버·디지털 등 다층적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이날 첫 정상회담을 갖고 향후 한일 관계 발전 방안 논의에도 나선다.
尹, 아세안 정상회의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
동남아시아 3국을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전날 마지막 순방국인 라오스에 도착해 이날부터 시작하는 아세안 정상회의 준비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오후에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같은 날 저녁 윤 대통령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의 통룬 시술릿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이후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라오스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아세안 갈라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은 윤 대통령 취임 후 3번째다. 앞서 2022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의 독자 지역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아세안 지역에 특화한 협력 전략인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발표했다. 지난해의 경우 '한-아세안 연대구상'이 활발하게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아세안 관계를 최고 단계로 격상할 방침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우리나라와 아세안이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14년 만에 이뤄지는 관계 격상으로, 한-아세안 관계가 이제 최상의 상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증표가 될 것"이라며 "지난 35년 간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해 온 협력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한-아세안 협력의 전방위적 확대를 모색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는 아세안이 이제까지 대화 상대국 11개 나라 중 다섯 국가와만 맺은 특별한 관계다. 이를 통해 정치, 안보, 교역, 투자 협력을 넘어 미래 세대 교류, 사이버, 디지털, 기후변화 대응 등에 걸친 다층적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중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8·15 통일 독트린이 역내의 자유, 평화, 번영에 갖는 긍정적 함의를 각 정상들에게 소개하고, 아세안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尹-이시바 첫 정상회담…'셔틀외교' 취지 이어갈 듯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양 정상이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의 취지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취임한 다음 날인 지난 2일 취임 축하 통화를 갖고 한일 양국과 한미일 삼국이 단합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다만 다자회의를 계기로 두 정상이 처음 만나는 만큼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기보다 상견례를 겸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시바 총리가 과거부터 주창했던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안이 회담에서 언급될지 주목되고 있지만, 그가 최근 "하루아침에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힌 만큼, 회담에 의제로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라오스로 출국하기에 앞서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민당 내에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기(제안)할 생각이 없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자회의 계기로 짧은 시간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양국 정상이 2년간 이뤄진 한일 관계의 경로를 함께 되짚어보고, 수교 60주년을 맞는 내년에 한일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문제의식 정도는 함께 나눌 수 있는 미팅 정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일본 외에도 캐나다, 호주, 라오스, 베트남, 태국과도 양자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