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 아파트. 박상희 기자부산 부동산 시장이 2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던 중, 수영구를 중심으로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된 '드파인 광안'이 1순위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감하면서, 수영구의 매매 가격이 11주 연속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반전이 기대되고 있다.
수영구, 부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
수영구에서 최근 분양한 SK에코플랜트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 '드파인 광안'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드파인 광안'의 1순위 청약에서는 327세대 모집에 4259명이 신청하며 평균 13.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A 타입은 43.92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올해 부산에서 1순위 청약이 마감된 첫 사례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수영구의 뛰어난 입지와 하이엔드 브랜드의 경쟁력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 인기를 얻은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드파인 광안 조감도. SK에코플랜트 제공수영구, 11주 연속 매매가 상승세…부산의 '나홀로 독주'
수영구 부동산 시장은 매매 가격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5주차 아파트 매매가 동향에 따르면, 부산 전체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3% 하락한 반면, 수영구는 0.05% 상승하며 1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운대구(-0.02%)와 동래구(-0.01%)는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수영구는 남천 자이, 푸르지오 써밋 등 주요 아파트들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일시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전세 가격이 상승했고, 그 영향으로 매매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해운대구와 동래구는 최근 드파인 센텀과 경동 리인 2차 아파트 입주로 인해 전세 가격이 하락하며 매매 가격도 약세를 보였지만, 입주 물량이 소진되면 두 지역을 비롯한 연제구와 남구 등 인기 주거지역은 수영구처럼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입지별 시장 회복 가능성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입지가 부산 부동산 시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서울 강남처럼 입지가 뛰어나고 주변 시세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 곳은 분양가와 관계없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산에서도 해수동남과 같은 인기 주거지는 여전히 수분양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 일대 아파트. 박상희 기자그는 이어 "특히 해운대의 한진 CY 부지와 민락동의 테넌바움 같은 단지는 입지적 강점으로 인해 향후 분양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또한 "부산 분양 시장은 본격적인 회복보다 입지, 가격 경쟁력, 그리고 발전 가능성에 따라 성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리 인하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
전문가들은 국내 금리 인하가 예정된 가운데, 부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영래 대표는 "수영구는 신규 입주 물량이 거의 소진된 상태이며, 미국에 이어 국내 금리 인하도 기대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내년부터는 해운대구, 동래구, 연제구 등 인기 지역도 수영구처럼 매매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수영구를 비롯한 부산 주요 지역에서는 여러 고급 아파트 단지의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해운대구에 들어설 '르엘 리버파크 센텀'과 수영구 '테넌바움' 등 이들 고급 아파트가 향후 부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