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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 맞아 전쟁기념관 찾은 시민들…"희생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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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연휴와 국군의날 맞아 아이와 전쟁기념관
"손자가 '희생으로 지켜줘 고맙다'는 쪽지 써"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감기 걸리기 딱 일 것"
기상청 "징검다리 연휴 기간 예년보다 쌀쌀한 날씨"

전쟁기념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설명을 듣고있다. 김정록 기자전쟁기념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설명을 듣고있다. 김정록 기자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임시공휴일을 맞은 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부모의 손을 꼭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념관을 찾은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게 성벽이라고 하는 거야. 이 안에 마을이 있고 왕이 살고 있는 궁도 있어. 전쟁하려면 적들이 이 성벽을 넘어서 와야 하는 거지."

김모(41)씨는 한양도성의 성문을 똑같이 구현한 구조물을 손으로 짚어가며 아이에게 설명했다. 아이가 '마을이 성안에 있으냐', '왕은 어디에 있느냐' 등 질문을 이어가자 김씨는 안내판을 참고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이번 주 징검다리 연휴를 맞이해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유익한 장소인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40대 A씨는 "오늘 임시공휴일이라 전쟁기념관에 와서 구경도 시켜주고 싶어서 왔다"며 "이제 막 들어와서 아이에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초등학생 아들인 유모(9)군은 "그림이 많아서 재미있다"며 "학교에서 배운 내용도 또 보니까 신기하다"며 웃었다.

아이들은 전시 사용된 군복이나 모형 전투기 앞에서 줄을 지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 아이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국기들이 모인 곳에서 태극기를 찾아내 물끄러미 바라봤다.

전쟁기념관을 찾은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UN연합군 설명을 주의 깊게 읽었다. 자신의 나라 국기가 있는지 찾아보기도 했다.

전쟁기념관을 찾은 어린이들. 김정록 기자전쟁기념관을 찾은 어린이들. 김정록 기자
연휴를 맞아 해외에 있던 가족이 모이기도 했다. 70대 최모씨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8살 손자와 함께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최씨는 손자가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다며 자랑했다.

최씨는 "이번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뉴질랜드에 있는 손자가 할아버지 집에 놀러 와서 처음으로 데리고 왔다"며 "(손자가) 아주 좋아한다. 책을 읽어서 한국전쟁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기념관에 소감을 적는 곳에 손자가 '희생으로 지켜주셔서 고맙다'는 내용의 쪽지를 썼더라"며 손자를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한편 이날 오전 내린 비로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지만 시민들은 오랜만에 시원한 날씨를 즐기러 공원을 찾았다.

이날 오후 용산구 용산가족공원에는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오전에는 비가 와 시민들이 많지 않았지만, 비가 멎자 곳곳에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푸른 잔디밭에서 하얀 강아지와 뛰어놀다가 지치면 그대로 누워 쉬었다. 어르신들은 맨발로 황톳길을 걷기도 했다. 한 청년 무리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며 가을을 반겼다.

서울 용산구 용산가족공원. 김정록 기자서울 용산구 용산가족공원. 김정록 기자
다만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힘들다는 시민도 있었다. 공원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던 70대 B씨는 "어제보다도 훨씬 (쌀쌀해져서) 감기 걸리기 딱 일 것"이라며 "오후가 되니까 더 쌀쌀해진다. 앞으로 더 온도가 내려갈 것 같다"며 옷깃을 여몄다.

그동안의 무더위가 지나가고 시원해지는 날씨를 반기는 시민도 있었다. 50대 김모씨는 "나는 더위에 약해서 시원한 것이 더 좋다"며 "얼른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징검다리 연휴 기간 찬 공기가 남하해 예년보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남동부 지방에는 다소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개천절인 오는 3일도 다소 흐린 가운데 예년보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남부와 동해안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태풍 수증기 사이에서 호우 구름이 만들어져 최고 80mm의 비가 내리고, 해상에는 파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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