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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필리핀 가사관리사, 임금 깎으면 몇 배 더 이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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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노동부 장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필리핀 가사관리사 최저임금 차등적용 논란에 "벌써 두 명 사라져…임금 더 좋은 곳으로 갈 것" 지적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여서 불법체류자 금방 잡아…한국과 사정 달라" 일침도
플랫폼 종사자 등 관련 '노동약자보호법' "올해 안에 법 제정 추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출산, 육아, 보육부터 해야…반걸음이라도 내딛어야 한다"

고용노동부 제공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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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둘러싼 임금 삭감, 가사고용인 도입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제가 검토하기로는 거의 어렵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 노동부가 추진하는 '노동약자보호법'에 대해 올해 안에 법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할 때 출산과 보육 관련 분야부터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김문수 장관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단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김 장관은 "한국과 싱가포르는 전혀 다른 나라다.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국가여서 불법 체류자도 별로 없고 속속들이 다 관리를 할 수 있는 나라"라며 "불법체류자를 금방 잡고, 형벌도 세다"고 지적했다.

이어 "벌써 두 명이 없어졌는데, 임금 조건이 더 좋은 데로 옮겨갔다고 본다"며 "우리 사회에서는 (불법체류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필리핀 (현지인) 커뮤니티가 발달돼 고용정보를 꿰고 있어서 어디로 가면 돈 더 벌 수 있다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용) 가정의 부담이 크다는 생각이 같은데 (부담을) 100만원 이하로 낮춰보자는 것은 고용부가 검토한 결과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달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시범사업 이후 본격적으로 가사관리사 사업을 확대하느냐 여부에 대해서도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는 좀 더 있어야 할 것이고, 지방은 아마 (고용여건이) 더 어려울텐데 그렇다고 서울만 할 수는 없다"며 "지금 238만 원을 줘도 체불이다 말이 많은데 100만 원 준다고 하면 몇 배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간업체가 고용하는 가사관리사 대신 가정에서 직접 고용하는 '가사사용인' 도입을 법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육아 노동은) 요양보호사와 다르다. 나이 든 사람을 돌보는 것보다 아기를 돌보는 중요성이 월등히 더 높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또 오세훈 시장과 관련 면담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한 데 대해 "오 시장은 가사사용인이라도 쓰고 싶은 수요자 얘기를 많이 듣지 않겠나. 저는 국제노동기준,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을 보고 있어 서 있는 위치가 다르다"며 "서로 만나면 상당한 협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약자보호법'에 대해서는 "약자보호법의 내용은 별 내용은 없다. 근로기준법은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는 법이고, 약자법은 돈, 신용, 주택 등을 돕는 지원법"이라고 소개하고, "약자를 위해 공제조합을 만들고, 지원 재단을 만들어 출연할 수 있고, 결정권을 가진 분쟁조정심의위원회를 만들되 노동위에 결정권을 두냐 등 논의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하는사람기본법'과 '노동약자보호법' 간의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너무 많이 추진하면 시장에 충격이 올 것"이라며 "우리는 약자법부터 연내에 한 번 해보려고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고용노동부 제공고용노동부 제공
취임 후 꾸준히 강조했던,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의 "역점사업"이라며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적용 제외하는 나라는 제가 보기로는 우리밖에 없다. 지난 35년간 한걸음도 못 간 것을 반 걸음이라도 앞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세자영업자 등의 고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면서도 "경제 좋아질떄가지 기다리자는 것도 있는데 저는 특별히 좋아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저성장 경제발전이 계속될 것이지, 고성장 사회로 바뀌는 것은 어렵다"며 더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구체적인 해법에 대해서는 "제일 좋은 모델은 현대차나 삼성전자 같은 잘 나가는 기업체에서 자제해서 약자에게 나눠주는 것이지만,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 재정으로 해야 하는데, 세수 결손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적용 안되는 조항에 연차휴가, 공휴일, 해고 관계, 괴롭힘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특히 출산이나 육아, 보육 등부터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우선순위를 꼽고, "식당에 2, 3명 고용하고 있을 때 (노동자가) 애를 낳으면 고용보험에서 업체에 혜택을 준다든지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IT 부문 등은 이미 5인 미만 사업장인데도 주4일제 하는 곳도 있는데, 상도 주고 세제 지원도 할 수 있다"며 "연차휴가를 쓰게 하거나, 국경일에 일할 때 150% 가산수당을 주도록 하면 식당, 편의점, 미용실이 얼마나 문을 닫고, 살아남는 곳은 더 잘되느냐, 주민들은 불편하냐 등을 전부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 일부 근로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언급했던 데 대해서는 "주휴수당이 꼭 옳은가. 주휴수당은 우리밖에 없다"며 "부작용이 많은데도 낮추자고 하면 노조가 저항하니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화에서 노사 합의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을 운용하자'고 제안했던 데 대해서는 국민연금공단과 같은 하나의 기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 공공·민간의 여러 주체들에게 기금을 모아 전문적 투자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50년부터 퇴직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많아질 텐데, 퇴직연금이 연금개혁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퇴직연금을 도입해서 연금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에 제도 보완을 요청해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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