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 연합뉴스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백해룡 경정이 자신에게 내려진 경고 조치가 부당하다며 서울경찰청에 제기한 이의신청이 기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실은 지난달 백 경정이 제기한 이의신청에 대한 처분심의회를 개최한 결과 경고 처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 감찰 규칙에 따르면 감찰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3명 이상 7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된 처분심의회가 열린다. 경찰 관계자는 "심의 결과 백 경정의 공보 규칙 위반 사실이 그대로 인정됐기 때문에 기존 경고 조치를 변동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됐다"며 "외부에서 심의위원회 위원을 위촉할 수 있는데 이번엔 특별히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위원 중 과반을 외부에서 위촉했다"고 말했다.
앞서 백 경정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며 인천국제공항으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말레이시아 마약조직과 세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고위 경찰 등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CBS노컷뉴스가 보도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 경정은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 됐다. 또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7월 19일 공보 규칙 위반을 이유로 백 경정에게 경고 조치를 통보했다. 조 청장은 같은달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경고 조치에 대해 "(세관마약 의혹은) 국민적 관심 사건이어서 서울청 집중 수사 지휘 사건으로 분류됐다. 관련된 내용을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백 과장은 보고 없이 몇 차례 공보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백 경정은 지난 7월 31일 경고 조치가 부당하다며 서울경찰청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