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흉기를 이용해 직장 동료를 살해한 피의자가 광주 북구 문흥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긴급 체포돼 9일 광주 서부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김수진 기자출근하는 직장 동료를 아파트 문 앞에서 기다렸다가 살해한 50대 남성이 사용한 흉기가 발견됐다.
10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직장 동료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50대 남성 A씨가 범행에 사용한 대나무 외에 추가 흉기를 범행 장소 인근 아파트 계단 단자함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7시 30분쯤 B씨가 사는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출근길에 나선 직장동료 B씨의 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범행 3시간여 뒤인 9일 오전 10시 50분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A씨를 검거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1m 길이의 대나무 막대기를 발견했다.
그러나 B씨의 목에 생긴 자상은 대나무 막대기로는 생길 수 없는 상처인데다 대나무 막대기 끝에 무언가 고정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케이블 타이가 달려 있어 그동안 다른 추가 범행 도구를 찾는 데 수색을 집중했다.
이후 경찰 진술 과정에서 A씨가 아래층 비상계단 단자함에 추가 흉기를 숨겼다고 털어놓으면서 범행에 쓰인 직접 흉기가 이날 확보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전에 제작한 흉기를 들고 B씨의 출근 시간보다 1시간 앞서 집 문 앞 비상계단에서 기다리다 문을 열고 나오는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범행하는 과정에서 몸싸움 등으로 옷에 묻은 혈흔 등을 숨기기 위해 미리 준비해 온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는 B씨보다 직급이 높은 상사였으며 평소 가족 간에도 서로 알고 지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으나 최근 실적 압박 등을 겪으면서 사이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A씨가 수사에 협조적이지만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면서 진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