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없음. 연합뉴스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 주의 의무를 강화한 개정법 시행 이후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찰의 적발 건수가 20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러 적발 유형 가운데 '무면허 운전'은 그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데다가 적발 건수도 매년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불법 PM운전자 처벌 강화법 뿐 아니라, 사고 예방을 위한 올바른 PM 이용 교육에 초점을 맞춘 제도적 보완도 필수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PM 불법운전 적발 18만건 돌파…'안전모 미착용‧무면허 운전' 가장 많아
9일 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개인형 이동장치(PM) 단속으로 지난해 18만 8505건의 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2021년엔 7만 3560건이었는데 2.56배 가량 폭증한 것이다. 2022년(16만 7683건) 대비로도 2만 822건(약 12.4%) 증가한 수치다.
PM은 최고 시속이 25킬로미터 미만·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전동 킥보드, 전동 이륜 평행차, 전동기 동력 자전거 등을 의미한다. PM 이용자 증가와 맞물려 2021년 5월13일부터 PM 운전 자격 강화 내용이 적시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돼 운전 시 지켜야 할 규정이 명확해지면서 단속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반 사유별로 작년 단속 현황을 살펴보면 '안전모 미착용'은 13만 6346건(72.3%)이었다. 이어 무면허운전이 3만 1933(16.9%)건, 음주운전 7037건, 보도통행 1664건, 승차정원 위반 950건, 13세 미만 어린이 운전 100건, 기타 1만 475건 순이었다.
특히 무면허 PM 운전 적발 건수는 2021년 7165건에서 2022년 2만 1051건으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3만 1933건으로 전년 대비 1만 882건(51.6%)이나 재차 크게 늘었다. PM은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지해야 운행할 수 있고, 해당 면허시험은 만 16세 이상부터 응시할 수 있다.
경찰의 활발한 단속에도 PM 교통사고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제공하는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보면 2021년엔 1735건, 2022년에 2386건, 지난해 2389건으로 매년 늘었다.
최근에는 한 여고생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무면허로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6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20대 남성이 인천 연수구의 한 교차로에서 술을 마신 채 10대 여성을 태우고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SUV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 사고로 동승했던 10대 여성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국회 'PM 처벌 강화'에 초점…"면허 요건 등 청소년 교육 우선해야"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없음. 연합뉴스이처럼 PM사고가 잇따르고, 시민들의 경각심도 높아지자 국회에선 가해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다수 발의되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22대 국회 들어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PM 음주운전자를 자동차 음주운전자와 똑같이 처벌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PM 음주운전의 경우 범칙금만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도 PM을 비롯한 원동기장치자전거 무면허운전에 대한 처벌 수준을 '3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서 '1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로 상향하는 것이다.
반면 사고 예방에 초점을 둔 입법 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교통법 개정 후 PM 관련 국회 행사로는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이 2021년 11월에 주최했던 국회 토론회가 한 차례 열렸다.
당시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윤영미 공동대표는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전동킥보드 이용 시 필요사항에 대해서 '안전 관련 의무교육이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52.4%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후 서 의원은 PM 전용 면허 신설을 주요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전문가들도 가해 운전자에 대한 단속과 처벌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PM 운전자들이 면허 요건 등 관련 규정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PM 교통사고가 주로 청소년 사이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청소년들에겐 반복적인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교육의 첫 단추는 학교마다 찾아가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 PM 사고를 방지하려면 우선 PM을 어떻게 안전하게 탈 수 있을지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