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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신계용 시장 "'일류 과천' 위해 전임자 성과도 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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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계용 과천시장 인터뷰]

전임 시장 고대병원 MOU 성과 인정
국가 병상수급 제한에서 과천은 제외
지역 실정 맞는 병원 유치 위해 공모
"어느 시장 치적인지, 시민 관심 無"
"시민에게 어떤 게 이익인지가 중요"
"행정에 정치적 계산 넣어선 안 돼"
"고밀복합개발→자족도시 과천 도약"
"벌인 일들 마무리 위해 3선 도전"

지난 3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계용 경기 과천시장이 시정 현황 등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과천시 제공지난 3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계용 경기 과천시장이 시정 현황 등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과천시 제공
"전임 시장 성과라서 대학병원 유치를 무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억측을 하더라고요.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과천시는 경기도의 '서울'로 불린다. 인접한 강남 인프라를 누리면서 깔끔한 도시 미관과 풍부한 녹지를 갖춘 데다, 부동산 시장은 불패 신화다.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늘 선두에 있다.
 
매머드급 택지개발이 마무리되는 10년 뒤면, 인구는 두 배로 널뛰어 14만 명을 바라본다.
 
하지만 동네의원 말고는 마땅한 병원이 없다. 다치고 병들면 가까운 안양이나 서울로 가야 한다. 각종 사회지수 조사에서 건강보건분야만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신계용(국민의힘·61) 과천시장이 병원 유치에 진심인 이유다.
 
신 시장은 지역의 최대 숙원 중 하나로 의료시설 유치를 꼽았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천 전 과천시장이 공들였던 고려대학교의료원과의 업무협약(MOU)을 치켜세웠다.
 
신계용 시장은 지난 3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며 "시민들 입장에서는 성과를 낸 시장이 누군지 아예 관심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전임자 성과에 '엄지척'…"공모로 병원 유치 가능성↑"

 그가 전임자의 공적에 주목한 배경에는 중앙부처의 병상수급 관련 의사 결정이 깔려 있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는 병상수급 시책에 따라 수요보다 공급이 과잉된 지역은 병상을 늘리지 않도록 제동을 걸었는데, 과천을 포함한 3곳은 대상에서 빠졌다.
 
신 시장은 "고대병원과의 MOU가 없었으면, 정부가 과천시에서 병원 유치를 하는지조차 몰랐을 것"이라며 거듭 김 전 시장의 치적임을 인정했다.
 
이 성과를 토대로 지역 여건에 맞는 병원 유치를 해내겠다는 게 신 시장의 각오다. 공개모집으로 기존 고대병원 외에도 병상수요와 사업성 등을 고려해 여러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방식이다.
 
과천과천지구 대공원역 막계동 특별계획구역 사업설명회 현장. 과천시 제공과천과천지구 대공원역 막계동 특별계획구역 사업설명회 현장. 과천시 제공
그는 "시민들은 '큰' 병원만 요구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실제 수요를 비롯해 의대정원 사태로 인한 대형병원들의 비상경영과 장비가격 상승 등을 감안해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모를 진행해야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에 따라 최근 개최한 막계동 역세권 종합의료시설 사업설명회에는 고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가톨릭성모병원, 아주대의료원 등 수도권 주요 병원들과 굴지의 건설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 과천지역 병원 유치에 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신 시장은 "대학병원에만 천착하지 않고 종합병원, 특화병원 등 가능성을 넓혀 사업자를 모집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사업에 고삐를 조이겠다"고 다짐했다.
 

"행정에 정치 끼어들 틈 없어", 시민 이익 '최우선'

 
신 시장이 CBS 취재진과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과천시 제공신 시장이 CBS 취재진과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과천시 제공
정치 맞수에 엄지를 세운 신 시장의 '대범함'은 이번 만이 아니다. 징검다리 재선 시장에 취임 직후, 그는 직전 민선7기의 시정 구호를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시장 집무실 벽면에는 '시민이 만드는 행복도시 과천' 글귀가 그대로 빛나고 있었다.
 
당시 시가 내세운 이유는 '시민 공모로 선정됐던 구호 변경에 따른 예산 낭비 방지'였다. 불필요한 행정·재정 낭비를 막겠다는 것으로, 그 이면에는 모든 정책적 의사결정에서 '시민 입장'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신 시장의 정치철학이 놓여 있다.
 
신 시장은 "행정에 정치가 끼어들면 절대 안 된다"며 "지자체장으로서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시민을 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 잃는다"고 했다. 시장의 입지만을 앞세우면 예산도, 민심도 잃게 된다는 얘기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신 시장 모습. 과천시 제공아이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신 시장 모습. 과천시 제공
이 같은 신념을 품은 계기로 과거 사례를 들기도 했다. 도내 한 시장이 전임자가 만들어 놓은 시정 홍보물을 예산까지 들여가며 제거한 일화다. 당시 담당공무원이 '철거 지시는 따르겠지만, 돈을 더 들여 새 홍보물 설치를 지시한다면 따르지 않겠다'고 맞섰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신 시장은 "공익을 위한 정당한 항명이다"라며 "야인 시절 이 사례를 접하면서 다시 시장이 되면 절대 시민에게 중요치 않은 일에 행정력을 쏟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고 돌이켰다.
 

"'고밀복합' 개발로 과천 대변신…3선 도전할 것"

 이처럼 '포용과 실리'의 리더십을 강조한 신 시장은 미래비전에 관해서도 임기 안에 서두르기보다는 다수 시민들의 요구를 끌어안아 장기적으로 충분한 자족기능을 갖추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한창 기업·주민 입주가 진행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지정타)에 이어 3기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개발업자들의 수익성만 우선시 하지 않고, 거미줄 교통망과 풍부한 생활·문화·여가·교육 시설 등을 구축해 입주민들이 일하고 거주하며 즐길 수 있는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과천시(15%)와 경기도(30%) 지분이 확보돼 있는 만큼, 지분에 따른 개발수익이 지역에 재투자돼 주민들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도모할 방침이다.
 
과천과천지구 전경. 과천시 제공과천과천지구 전경. 과천시 제공
이런 노력의 첫 결실이 최근 확정된 과천과천지구 지구계획이다. 첨단산업과 호텔, 컨벤션시설, 병원 등 기업·주거 환경 요소들이 두루 반영됐다. 전체면적 대비 도시지원시설 면적이 축구장 40개와 맞먹는 28만여㎡에 달한다. 남양주나 하남 등 여느 3기 신도시보다 도시지원시설 부지 비율이 높다.
 
신 시장은 "지구계획 보완 사항 248건을 국토부에 제출해 230개를 반영시킨 결과다"라며 "고밀복합개발이 가능한 자족도시 건설의 '밭'을 마련한 것"이라고 자부했다.
 
대규모 신도시 건설을 위한 선결 과제로는 하수처리장 건립을 지목했다. 앞서 시는 인접한 서울 서초구는 물론, 과천시 주민들의 복합적이고 지속된 반대 여론에 가로막혀 도심 하수처리장을 이전·건립하지 못했었는데, 신 시장의 결단으로 입지 선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신 시장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민선 8기 2주년 시정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과천시 제공신 시장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민선 8기 2주년 시정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과천시 제공
하수슬러지와 음식물쓰레기 등을 건조 후 고체화해 소각하는가 하면,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정부 방침에 맞춰 하수처리장 개선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시의 전략이다.
 
특히 지하에 새롭게 지어질 하수처리장 상부(16만여㎡)에는 수변·생태·문화·체육공간 등을 조성해 기존 혐오시설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다.
 
그는 "신도시의 알토란같은 땅에 지어지는 공공시설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꼼꼼하고 실효성 있게 설계하겠다"며 "지정타에도 공사가 진행(공정율 30%) 중인 정보타운역 신설과 여러 우회도로 확장, 관공서와 문화·교육 시설 확충에 차질이 없도록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2년 뒤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한번 더"를 외치며 3선 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신 시장은 "벌인 일들이 많다"며 "행정은 연속성이 중요하다. 하던 사람이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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