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22대 국회가 2일 '늑장' 개원식을 열었다. 9월 정기국회 개회식 겸 열린 이번 개원식은 민주화 이후인 이른바 '87년 체제' 이후 가장 늦게 열려 '최장 지각'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더군다나 개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불참했는데, 현직 대통령이 개원식에 불참해 시정 연설을 건너뛰는 것 역시 87년 체제 이후 처음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본회의장에서 정기국회 개회식 겸 22대 국회 개원식을 열었다. 지난 5월 30일 임기가 시작한 지 95일 만이다. 종전 최장 지각 개원을 한 21대 국회 기록(임기 시작 후 48일)을 갈아치웠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우원식 국회의장은 개원사에서 "오늘 임기 첫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뒤늦은 개원식을 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는 삼권분립의 한 축이지만 국민이 직접 구성한 기관이고 행정과 사법이 작동하는 근거인 법을 만드는 곳"이라며 "국회가 입법으로 길을 만들면 그 길을 따라 실행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행정부가, 길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사법부가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거나 권한이 집중되면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국민의 권리가 침해당한다"면서 "좀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잘 경청해야 한다. 국회도, 정부도 제일 앞자리는 민심이다. 민심에 가장 닿아있는 국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처럼 양당 대표 회담이 있었고 대통령도 (개원식에) 참석했으면 국민 보기에 좋았을 텐데 참으로 아쉽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최근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일인데 국민이 겪는 현실은 의사 없는 병원"이라고 꼬집으며 "그런데 정부는 비상 의료체계가 원활하다고 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과 크게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더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현실감각부터 의료현장과 국민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도 제안했다. 그는 "여야 정당의 대표들이 논의를 시작한 것을 환영한다"며 "더 나아가 정부, 여야 정당, 의료관계인, 환자와 피해자가 한 자리에 모여서 작심하고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제22대 국회의원들이 2일 국회 개회식이 끝난 뒤 국회 본청 앞에서 단체기념사진촬영을 하며 손을 잡고있다. 윤창원 기자선거가 없는 22대 국회 전반기 2년이 '개헌'을 논의하기에 적기라며 개헌 국민투표를 내후년 지방선거까지는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현행 헌법을 만들고 무려 37년이 지났다. 그간의 변화를 반영하고 앞으로 변화해야 할 길을 만들지 못해 현실은 길을 잃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며 "개헌 논의만 반복하다가 또 제자리에 멈추는 일은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당에 재차 제안한다"며 "대통령께도 다시 한번 개헌 대화를 제안한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막힌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 의장은 비례성과 대표성, 다양성을 강화한 선거제도를 통해 '다원적 정당체제'를 만들자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공영방송제도 정비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구성 △인구정책 전담부처 신설 및 이를 소관할 국회 위원회 구성 △R&D 예산 투입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의정기록원 설립 등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는 유례없는 여소야대 국회"라며 "다수당으로서의 부담감과 집권당으로서의 책임감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여야 정당 모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에게도 책임 있는 자세, 진전된 자세를 보여 달라고 요청한다"며 "거듭 강조한다.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운영에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