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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묵직한 우리의 현실…'소설, 한국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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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신작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

은행나무 제공 은행나무 제공 
기사가 아닌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자는 취지로 연재되었던 문화일보 기획 시리즈 '소설, 한국을 말하다'가 앤솔러지 형태로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책에 수록된 스물한 편의 작품들은 모두 4천 자 내외의 초단편 소설이다.

'소설, 한국을 말하다'의 문을 여는 건 장강명 작가의 프롤로그 '소설 2034'다. 배경은 2034년. 기자들은 10년 전에 기획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시리즈 '소설, 한국을 말하다'를 반추하며 동명의 두 번째 시리즈를 준비한다. 하지만 당연히, 상황은 녹록지 않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 사회는 별반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기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맞닥뜨리는 문제는 공감과 실소를 자아낸다.

고만고만한 것들 사이에서 확실하게 튀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구병모 '상자를 열지 마세요'), 그저 잘하고 싶을 뿐인데 그 단순한 바람마저 쉽지 않아 퇴근 후 매일 자극적이고 새빨간 음식만 습관적으로 찾는 우연(김화진 '빨강의 자서전'), 새벽 배송 일을 하던 중 다른 배송 기사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대학원생 윤애(천선란 '새벽 배송'), 주민센터에 방문했다가 삶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라고는 전혀 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이십대 공무원을 만난 희수(김혜진 '사람의 일')와 같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을 하며 맞닥뜨릴 수 있는 보편적 고민과 노동·사회 시스템 문제를 핍진하게 담아내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소설은 이 외에도 스무 명의 작가들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관계, 취업, 돈, 시험, 편견 등 한국 사회의 정면과 이면을 짧지만 인상 깊은 이야기들로 채워간다.  

뉴스 기사로 미처 들여다볼 수 없는 '우리 이야기'를 문학의 힘을 빌어 풀어낸다. 짧지만 묵직하다.

장강명 외 19명 지음 | 은행나무 | 248쪽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 제공 
김애란의 신작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고등학교 2학년인 세 아이가 몇 가지 우연한 계기를 통해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한 후 서서히 가까워지며 잊을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목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소설 속 담임선생이 만든 '자기소개' 게임을 가리킨다. 새 학기가 되어 학생들이 자신을 소개할 때 다섯 개의 문장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되 그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을 포함시킴으로써 다른 학생들로 하여금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아맞히게 하는 것이다.

소설은 중간중간 글로 풀어낸 지우의 만화가 삽입되어 극에 재미와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소설 속 인물들을 밀접하게 연결시키면서 예상치 못한 의미를 이끌어낸다.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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