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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급 재정적자에도 내수 침체일로…하반기엔 부양 여력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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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당겨쓴' 예산·부채…1분기 성장률 '반등' 후 2분기 '뒷걸음질'
지출효과 민간 소비·투자·생산 증가로 이어지지 못해
文 때 '정부 주도 경기 부양' 비판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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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본격적인 감세 드라이브를 걸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올해 상반기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한 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준의 재정적자로 하반기를 맞게 됐다. 경기침체 우려와 글로벌 불안정성이 계속되지만 상반기 당겨쓴 예산과 국채발행으로 추가 부양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게 문제다.

15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8월호'를 보면 올해 6월 말 누계 기준 정부 총수입은 296조 원, 총지출은 371조 9천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총수입에 포함되는 사회보장성기금 수지 27조 4천억 원 흑자분을 추가로 제외하면 실질적인 재정 적자는 103조 4천억 원에 달한다.

상반기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00조원을 넘긴 건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였던 2020년(110조 5천억 원)과 마지막 해인 2022년(101조 9천억 원)뿐이다.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코로나19가 진행 중임에도 코로나19 종식을 전제로 정부 주도의 경기 부양에만 몰두한 현실 인식 결여 예산안"(추경호 원내대표,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물론 당시엔 부동산 시장 활황 등으로 인한 초과 세수에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편 데 따른 재정적자였고, 이번엔 글로벌 고금리로 인한 경기둔화에도 큰 폭의 감세 정책을 강행한 영향이란 점에서 성격은 다르지만 통상 보수정부가 추구하는 '건전재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기재부 관계자는 "건전재정 기조는 월별은 (얘기하기) 어렵다"면서 "월별 수입이 어떻게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연말 결산을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세수는) 월별로 들어오는 수입이 다른데 법인세가 3월과 8월, 부가가치세는 7월에 들어오는 식"이라며 "7월 부가세가 들어오면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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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가세 수입으로 적자분을 만회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상반기 세수 현황을 구체적으로 보면 법인세가 지난해보다 16조 1천억 원 덜 걷힌 공백을 이미 부가세가 5조 6천억 원 더 걷혀 메꾼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부가세는 소비할 때 누구나 내는 간접세로, 누진율이 적용되는 직접세에 비해 소득재분배 기능이 떨어진다.

또 올해 상반기 소비 지표가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가세 수입 증가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없다. 통계청이 분기별로 집계해 발표하는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전국 소매판매는 -1.8%, 2분기 -2.9%로 침체일로를 보였다.

특히 세종(+0.1%)과 인천(+0.4%) 등 일부 지역에선 소폭이나마 소비가 느는 듯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엔 전국 17개 시·도 중 충청남·북(각각 +4%·0.7%)을 제외한 15곳에서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다. 울산(-7.9%)과 인천(-7.2%), 서울(-6.8%), 경기(-6.4%) 전남(-6.3%), 경남(-6.2%) 등 주요 지역 소비시장이 얼어붙었다.

정부는 감세 기조로 인한 재정적자 우려에도 지난해보다 20조 3천억 원을 더 지출하며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민간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생산과 수출, 고용 성적은 일부 품목과 지역만이 호조를 이끌고 다른 일부는 감소하며 양극화를 보였다.

2분기 광공업 생산은 인천(30.2%)과 경기(19.7%), 대전(12.0%)을 중심으로 몰려 전국 평균 4.8% 성장을 보였지만, 강원(-9.7%), 세종(-4.4%)은 감소 폭이 크다. 서비스업 생산도 제주(8.9%), 인천(4.0%) 등 평균 1.6% 성장 이면에 세종(-2.3%), 전남(-1.8%) 등은 줄었다.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와 프로세서·컨트롤러, 컴퓨터 주변기기 등 호조로 9.9% 늘고 이들 품목과 관련해 경기(35.5%)와 충남(16.9%) 등 9개 시도에서 는 반면, 대구(-22.3%)와 전북(-13.1%), 광주(-6.7%) 등 8개 지역은 기타 유기·무기화합물과 일반기계류 등 수출이 줄어 감소했다.

고용률도 광주(1.2%p)와 전북(1.1%p) 등 8개 시도에서 전년동기대비 늘고, 대구(-2.5%p)와 전남(-1.5%p) 등 7개 시도는 줄었다.

문제는 하반기 내수 침체가 계속되더라도 상반기에 비해 정부의 부양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세수 결손은 계속되는데 지출과 국고채 발행이 상반기에 집중돼서다.

한 해 절반이 지나간 6월 말 기준 세수 진도율은 45.9%에 그친 반면, 지출은 56.6%에 달한다. 연간 계획한 신속집행 예산 252조 9천억 원 중 66.2%가 집행됐고, 국고채도 연간 발행한도의 73.2%를 소진했다.  

지나치게 몸집이 커진 부채도 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민간(가계+기업) 부채는 4959조 원으로 GDP(국내총생산)의 206.5%에 달했다. 우리나라는 주요국 중에선 유일하게 지난해 글로벌 긴축 국면에서 민간 부채가 늘었다.

정부부채의 경우 일부 상환으로 전월보다 9천억 원 줄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다만 아직 부채 잔액은 1145조 9천억 원으로, 올해도 3년 연속 1천조 원을 넘어설 공산이 크다.

결국 올해 경제는 1분기 실질GDP 1.3% 성장을 보이며 반등하나 싶더니 2분기엔 -0.2%로 내려앉았다. 이에 국책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물론 증권사들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KDI 2.6→2.5%, 한국투자증권 2.7→2.4%, KB증권 2.5→2.4% 등)하기 시작했다. 올해 경기는 '상고하저(상반기 높고 하반기 낮은)'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준비하면서 총지출을 3%대 이하로 늘린 680조 원 안팎의 긴축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세수결손이 계속되는 만큼 부문별 상당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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