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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김경수 복권' 확전 피했지만…'尹 차별화' 잦은 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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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만난 일부 4선 중진들, "김경수 복권 반대" 먼저 언급
韓 "이미 제 뜻 전달됐다"며 추가 언급 삼가고 확전 자제
고유 권한까지 때리는 한동훈식 '차별화'에 여권 내 불편 고려한 듯
파국은 피했지만 "국민 눈높이 맞춰야" 반기 더 늘어날 듯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8·15 복권(復權)에 반대 의사를 피력한 후폭풍이 발표 하루 전인 12일에도 이어졌다. 다만 한 대표는 추가적인 언급을 삼가면서 확전을 피하는 모양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내에서는 대통령의 고유의 권한인 복권에 대해 여당 대표가 반기를 든 상황을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 대표가 김 전 지사의 사면 결정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만큼 복권에 있어서 유독 강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반론과 함께 '자기 정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반대로 당심과 중도층 민심을 이유로 복권 결정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한 대표와 오찬을 함께한 일부 4선 중진들의 주장이 이러한 주장에 궤를 같이한다.
 
확전을 피한 한 대표는 복권 여부와 관계 없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추가 언급을 삼갈 것으로 보이는데, 수평적 당정관계와 당정갈등 사이에서 국정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한 대표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진들이 먼저 꺼낸 '복권 반대'…韓 "제 뜻 이미 알려져" 확전 피해

한 대표는 12일 4선 의원인 김상훈 정책위의장, 김도읍·윤영석·이종배·이헌승·한기호 의원 등과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서는 김 전 지사 복권 문제가 큰 화두에 올랐다. 한 참석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참석 의원들이) 마침 복권 관련 얘기를 나누던 중에 한 대표가 (음식점에) 들어왔다. 그래서 그 논의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지난주부터 당 안팎의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의원들과 릴레이 오찬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별도의 의제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찬이 진행됐는데, 참석자들이 먼저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한 언급을 꺼낸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복권이 최종 결정되지 않은 만큼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반대' 의사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각 지역 민심이나 당원들의 반응 등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고, 한 대표가 당의 분위기를 전해달라는 건의가 나왔다"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 외에 추가적인 입장 표명을 삼갔다. 한 대표는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 뜻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졌고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봐서 오늘 여기서 더 구체적인 말씀은 안 드리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8일 사면‧복권 회의 이후 반대 의사를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별화만 방점' 비판에도 '할 일 해야'…당정 이견 더 빈번해질 듯


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여당 대표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인 사면·복권을 두고 반기를 드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불편한 기류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 본인만의 콘텐츠로 국정을 뒷받침해주기를 기대했는데, 지금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만 신경을 쓰며 자기 '몸값'을 높이고 있다는 불만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 대표는 법무부장관 때 사면심사위원장을 맡으며 김 전 지사의 사면을 승인했던 바 있는데, 이제 와서 복권을 반대하는 입장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드루킹 대선 여론조작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당시 탄핵대선에 출마했던 나와 안철수 의원인데 뜬금없이 사면해준 당사자가 복권을 반대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그런 엉뚱한 짓 하지 말고 야당이 폭주하는 국회 대책이나 세우는 게 급선무이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이날 한 대표가 확전을 삼간 것도 당내 우려를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한 대표 측은 13일 광복절 특사가 발표된 이후에는 김 전 지사의 복권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안을 가지고 추가적인 논쟁은 이어가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민심(民心)을 충분히 전달했으니, 최종적으로 용산에서 내린 판단까지 문제를 삼으며 관계를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친한계 인사는 "당은 민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결정한다면 수긍할 일"이라며 "이를 두고 계속 논쟁을 이어갈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이번 사안처럼 한 대표가 민심을 이유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행동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와 전당대회 러닝메이트였던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인사도 "중도층 민심이든 당심이든 김 전 지사를 왜 복권시키느냐에 가까웠는데,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시니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며 "의견도 전달하지 못했던 지금까지 당정관계가 비정상적이었던 것이지 앞으로의 당정관계는 더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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