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과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노컷뉴스 
방수현 배드민턴 해설위원이 기자회견장에서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다. 노컷뉴스"진짜 제가 더 긴장을 많이 했어요"
1996 애틀랜타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해설위원은 5일 프랑스 파리에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결승전에서 TV 중계석에 앉아 한국 배드민턴이 28년 만에 다시 올림픽 여자 단식을 제패하는 순간을 직접 봤다.
안세영이 허빙자오(중국)을 2-0으로 완파하고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의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공식 기자회견이 끝나고 취재진을 만난 방수현에게 안세영이 던졌던 폭탄 발언과 관련한 질문이 먼저 나왔다.
안세영은 작년부터 무릎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올림픽 이전에 열린 국제 대회 출전을 강행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불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경기 후 "내 부상은 심각했다. 협회에 크게 실망했다. 대표팀과 더 이상 함께 가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방수현은 "안세영과 아직 그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안 해봐서 정확한 건 모르겠다"며 "서승재 선수의 경우 살인적인 일정으로 경기를 하기는 했다. 제 생각에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조금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의 큰 대회는 세계 16위 안에 있는 선수가 출전하지 않으면 (협회가) 5천불 벌금을 내야 한다. 배드민턴의 흥행을 위해서 그렇게 해놓은 것인데 안세영도 사실 부상 이후에 조금 더 쉬면서 했었야 됐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안세영과 만날 때 무릎에 대해 전혀 물어보지 않았다. 선수가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고 있으니까 파이팅만 해주자는 생각이었다. 굉장히 안 좋은 건 알았다. 그렇지만 방송에서도 무릎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픈 사람에게 '너 아프니?'라고 물으면 기분이 상할 수 있다. 방수현은 안세영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누구보다 안세영의 마음을 잘 안다. 누구보다 긴장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방수현 위원은 "제가 더 많이 긴장했다. 제가 올림픽 결승전을 했을 때보다 더 긴장했다. 안세영이 끝까지 잘해줬다.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방수현 위원은 "올림픽은 일반 대회와 다르다. 일반 대회는 방수현이라는 선수 자격으로 나가지만 올림픽은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긴장하고 압박감을 느끼고 체력 소모는 2배, 3배 더 든다"며 올림픽을 제패한 안세영을 높게 평가했다.
방수현 위원은 이제 안세영이 부담을 내려놓고 푹 쉬기를 희망했다. "일단 부상이 있는 상태로 지금까지 끌고 왔기 때문에 압박감이 크고 본인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제 조금 쉬게 놔두는 게 낫다. 본인이 낭만을 즐기고 싶다니까 충분히 즐기고 좋아하는 튀김 요리도 많이 먹고, 몸이나 마음이 다 잘 정리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하는 선수니까 잘할거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방수현은 "올림픽 때마다 늘 제 이름이 나와서 우리 후배 선수들에게 미안했는데 이제 앞으로는 안세영의 이름이 나올거다. 그렇다며 제 이름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저는 할 걸 다 했다. 올림픽 메달을 땄고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갔고 이제 안세영으로 계보가 이어지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