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주변에 남은 조선인 흔적. 연합뉴스 외교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사도광산의 조선인 노동자 강제노역 전시물에서 '강제성'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전시 내용을 둘러싼 한일간 추가 협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내 조선인 노동자 전시 시설의 보완점을 확인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관련해 "전시물의 상태 개선을 위해서 협의한다는 얘기고, 전시 내용에 대한 협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강제성을 보여주는 전시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내용을 살펴보고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추가로 일본과 협의할 사안이 있는지 더 확인해 가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교부가 이틀 만에 전시 내용에 대한 협의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은 한일간 재협상으로 해석돼 논란이 커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일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장기간 협상한 끝에 사도광산에서 약 2㎞ 떨어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안에 강제동원 관련 전시를 하기로 합의하고 지난달 28일 개관했다.
전시시설에는 조선인 강제노동과 관련해 노동자 '모집', '관(官) 알선', '징용'이 한반도에도 도입됐고, 일본이 한반도에 설치한 행정기관인 조선총독부가 관여했다는 사실이 명시됐다. 또 조선인 노동자가 일본인보다 더 힘든 일을 하도록 내몰렸고 처우도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짐작케 하는 설명도 포함됐다.
외교부는 이 같은 표현 속에 조선인 노역의 '강제성'이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고 협상을 마무리하고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시물 설명에서 '강제 연행'이나 '강제 동원'와 같은 '강제'라는 용어가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아, 강제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