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 결승전이 끝난 뒤 한국, 프랑스, 튀르키예 선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2024 파리올림픽에서 사상 첫 남자 양궁 단체전 메달을 따낸 프랑스 대표팀. 현지에서는 그 원동력이 한국 감독 선임에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ouest france'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한국이 양궁을 이렇게까지 장악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여기에는 프랑스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오선택 감독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매체는 "한국 양궁의 전력은 자국 코치들의 노하우 덕분에 더욱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지도자들의 훈련 방식은 참고 자료로 인식될 정도"라면서 "외국에서 한국인 코치들을 데려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약 2년 6개월 전부터 프랑스 대표팀 역시 한국인 지도자인 오선택 감독에 지휘봉을 맡겼다. 효과는 확실했다.
프랑스 남자 양궁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 단체전에서 8강에서 이탈리아를, 4강에서는 튀르키예를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다만 결승전에서는 '세계 최강' 한국을 만나 세트 스코어 1 대 5로 패했다.
양궁에서 많은 메달을 따지 못했던 프랑스에는 값진 성과다. 프랑스가 앞선 올림픽에서 따낸 양궁 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개인전 금메달, 2008 베이징 대회 여자 단체전 은메달, 2016 리우 대회 남자 개인전 은메달까지 3개뿐이었다. 남자 단체전 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점이 프랑스 양궁을 바꾼 것일까. 오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프랑스 양궁 선수 니콜라스 베르나르디는 "오 감독은 많은 변화를 줬다. 우리는 전보다 훨씬 더 많은 활을 쏘며 체계화된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깨 쪽에 힘을 더 기르는 훈련을 통해 자세도 더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 '르몽드' 역시 오 감독 선임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르몽드는 "프랑스양궁협회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최소한 1개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했다"며 "오 감독을 선임한 것은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양궁 대표팀 오선택 감독. 르몽드 캡처
프랑스 매체들은 한국이 양궁 강국이 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ouest france'는 "한국은 정상급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양궁을 학교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했다"며 "이 덕분에 유망주들은 10살부터 준프로 수준의 훈련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한국이 개인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체는 "별로 놀랄 것도 없다. 한국(여자 양궁)은 올림픽에서 10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며 "한국의 메달 행진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랭킹 라운드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임시현(한국체대)이 개인전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 예상했다.
르몽드는 한국에서 양궁이 발전하게 된 계기로 1988 서울올림픽을 꼽았다. 매체는 "올림픽을 유치한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양궁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폈다"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남자 대표팀 장 샤를 발라동은 "프랑스에서는 양궁은 취미에 가깝다. 하지만 한국에는 프로, 준프로 양궁 선수들의 밀도가 매우 높다"며 "한국 양궁에는 (프랑스의 유도 전설인) 테디 리네르와 같은 스타들이 많다.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