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진혁 (전 국가대표 양궁선수)
여러분 4년 전 도쿄올림픽 양궁 결승전 기억하십니까? 남자 단체 경기에서 마지막 한 발을 쏜 선수가 바로 오진혁 선수였는데 화살을 활시위에서 놓는 동시에 끝, 이렇게 외쳤고 실제로 그 한 발은 정확히 10점 과녁에 명중하면서 금메달을 확정지었죠. 늘 우리를 기쁘게 했던 효자 종목이 양궁입니다. 그런데 결국은 큰일을 해냈습니다. 이번 파리올림픽 남녀 단체전 모두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물론이고요. 여자는 10연패, 남자는 3연패. 정말 대기록을 세운 겁니다. 선수는 계속 바뀌어도 메달은 늘 한국 거, 이런 말이 나올 정도예요. 대체 한국은 어떻게 이렇게 잘하는 거지. 선수들 스스로 생각하는 비법은 뭘까, 비결은 뭘까. 들어보고 싶어서 초대했습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이자 지금은 선수 겸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는 오진혁 선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오진혁 선수 안녕하세요.
◆ 오진혁> 네, 안녕하세요. 오진혁입니다.
◇ 김현정> 4년 전 그 결승전에서 끝 하고 외친 그 영상 있잖아요.
◆ 오진혁> 네.
◇ 김현정> 그게 조회수가 통합 1000만 뷰를 넘었더라고요. 정말 양궁 역사에 남는 명대사를 남긴 오진혁 선수. 1981년생이세요.
◆ 오진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제 은퇴 앞두고 있어서 이번 올림픽은 후배들한테 기회를 내주셨더라고요.
◆ 오진혁> 그것보다는 저도 공정하게 선발전 같이 치렀는데 동생들이 워낙 더 잘 쏴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가 떨어지는 그런 상황이 발생을 해서 못 나가게 됐습니다.
◇ 김현정> 긍정적으로 보면 양보하신 겁니다.
◆ 오진혁> 예, 그렇게 생각은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아무튼 후배들이 대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기록 세우는 모습 보면서 얼마나 뿌듯하셨어요? 이번에.
◆ 오진혁> 일단 전혀 주위에서는 우려한다는 말이 좀 적지 않게 들리긴 했었는데 저는 그 선수들 훈련 과정이나 그리고 또 경기하는 과정을 다 지켜봤기 때문에 저는 믿고 있었습니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다행히 동생들이 잘해 줘서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세계 양궁계 곳곳에 우리 선수 출신 감독들이 굉장히 많이 가 있잖아요. 감독, 코치들.
◆ 오진혁> 네.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그동안에 다른 나라들의 실력도 많이 상향 평준화됐다, 이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 오진혁> 예전보다는 일단 상향평준화가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한국 지도자분들이 일단 그 나라에 가서 지도를 하시면서 조금 더 효과가 극대화가 됐죠. 그 선수들도 워낙 잘 쏘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일단 한국의 기술력이 좀 더 접해지다 보니 선수들도 기록이 좀 많이 안정적으로 올라왔어요. 저희가 좀 놀랄 정도로.
◇ 김현정> 놀랄 정도로 많이 좋아졌어요? 다른 나라가.
◆ 오진혁> 네.
◇ 김현정> 지금 제일 무섭게 추격하는 나라는 어디예요?
◆ 오진혁> 일단 여자 같은 경우는 다시 중국 선수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고.
◇ 김현정> 중국.
◆ 오진혁> 남자 같은 경우는 어느 나라가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한국과 프랑스가 결승전을 치렀지만 그 자리에 대만이 있을 수도 있고 미국이 있었을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장담을 할 수가 없습니다. 어디가 더 잘 쏜다, 이렇게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세계 양궁계의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진 시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떻게 이렇게 잘하는가? 저는 진심으로 궁금해요. 진심으로. 도대체 왜 이렇게 잘하는가? 혹시 선수들끼리도 가끔 그런 얘기 하세요? 우리 왜 이렇게 잘해?
◆ 오진혁> 선수들끼리는 그런 얘기는 자주 하지 않고요. 제가 판단을 했을 때는 일단 학연, 지연 다 뺀 투명한 선발전이 가장 선수들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 좀 중요한 것 같고요. 그리고 선수들이 선발이 된 이후에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목표 의식이 뚜렷하기 때문에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나 계속 꾸준히 잘 할 수 있고 그리고 또 국민들이 기대하시는 거를 저희는 또 당연함으로 보여드려야 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훈련이나 경기 상황 잘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제일 첫 번째로 말씀하신 게 투명한 선발 과정 말씀하셨어요. 그냥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생각할 때는 아니, 모든 종목이 다 투명하겠지. 학연, 지연 이건 옛날 얘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아직도 그런 것들이 좀 남아 있는, 그러니까 공공연하게 영향을 미치는 종목들이 있다는 이야기고 양궁은 거기서부터 완전 자유롭다. 그게 굉장히 오랫동안 유지됐다 그런 말씀이세요?
◆ 오진혁> 저는 어릴 때부터 선발전을 치르면서 이게 저 선수는 저랑 좀 친하니까 조금 이렇게 좀 경기를 좀 더 느슨하게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저희 예전 선배들부터 항상 아무리 친한 동생이고 예뻐하는 동생이라도 경기할 때만큼은 진심을 다해서 경기를 했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제가 굳이 어떤 종목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아도 경기 있을 때마다 이런 잡음이 있었던 곳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저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서 다른 선수들이 전력을 다 하지 않고 달린 경우들 또 어느 학교 출신들이 똘똘 뭉쳐서 서로 어떻게 했다, 이거 아시잖아요. 그런데 양궁은 그런 거 전혀 없다, 이 말씀이시군요?
◆ 오진혁> 네, 저는 그거에 대해서 자부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자부할 수 있다 할 정도로 투명한 선발 과정을 첫 번째로 말씀하셨고 어떤 분들은 그런 얘기하세요. 우리가 원래 말 타고 활 쏘고 이런 거 잘하던 민족 아니냐. DNA가 그런 거 아니냐 이런 얘기하시는데 이것도 영향이 있다고 보세요?
◆ 오진혁> 외국 친구들은 그런 얘기를 하긴 하더라고요. 너희 예전부터 말 타고 활 쏘고 예전에도 너희 무기도 활이지 않았냐, 이런 얘기를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DNA가 존재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봤는데 선수들이 그런 것까지는 이렇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사실은 그렇죠. 우리가 누구의 후예, 우리 말 타고 활 쏘고, 이거 너무 잘하지 않냐. 생각해 보면 다른 나라도 다 말 타고 활 쐈어요. 우리만 쏜 게 아니라. 그래서 그것만으로는 DNA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 것 같고 타고난 것 외에 혹독한 훈련,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 이런 게 있다면서요?
◆ 오진혁> 네, 맞습니다. 혹독한 훈련이라 함은 예를 들어서 새벽녘에 한강을 따라서 걷는다든지.
◇ 김현정> 왜요? 새벽녘의 한강을.
◆ 오진혁> 그게 일단 혼자서 걸어가거든요. 한강을 따라서 혼자서 걸어가는데 한 200m 간격을 두고 선수들이 한 명씩 출발을 해요. 그런데 그게 자기 본인만의 혼자만의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시간도 될 것이고 그리고 또 내가 또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될지 그런 생각을 또 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또 계속 걷다보면 걷는 게 처음엔 쉬울 수도 있지만 혹한기 때 같을 때 걷다 보면 춥기도 하고 이 상황을 이겨내야 되는 그런 상황이 선수들한테 직접적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아마 좀 그런 훈련들이 저한테는 좀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고.
◇ 김현정> 일종의 마인드 컨트롤 훈련입니까?
◆ 오진혁> 네. 신체를 약간 혹사를 시켜가면서 일단 생각할 수 있는, 본인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는 그런 훈련법이기도 했고 또 야구장이나 축구장에서의 소음 훈련도 진행을 많이 했었고.
◇ 김현정> 야구장, 축구장 소음 훈련은 어떤 식으로 해요?
◆ 오진혁> 올림픽 무대 같은 경우는 파이널 경기장에 가면 관중들이 많이 들어차 있잖아요. 야구장, 축구장도 관중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그 중압감을 먼저 한번 느껴보는 거죠. 관중들의 소리 함성이나 아니면 많은 시선으로 쳐다봐주시고 야유도 해 주시고 그런 중압감을 선수들이 미리 한번 느껴보고, 일단 미리 한번 느껴보면서 훈련을 하고 현장에 가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게.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남자 리커브 단체 결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딴 김재덕, 김우진, 이우석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9.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TAK 황진환 기자◇ 김현정> 그런데 야구나 축구 경기 있기 전에 그러면 잠시만요 하면서 활을 가운데서 쏴요? 어떻게 그 훈련이 가능해요?
◆ 오진혁> 이게 아마 야구 같은 경우는 경기를 하고 나서 5회가 끝나면 그 중간에 약간 서로 사전에 협의를 하는 거죠.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한 15분, 20분 정도의 시간 할애를 해서 거기 표적을 야구장에 설치해 놓고 선수들이 경기를.
◇ 김현정> 그렇구나.
◆ 오진혁> 여자 선수들과 남자 선수들이 단체전 경기를 한번 진행을 하죠.
◇ 김현정> 클리닝 타임 이럴 때 잠깐 선수들한테 양해 구해서 우리가 좀 박수 소리도 다 받고 이게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그런 식으로 훈련을.
◆ 오진혁> 네, 관중 분들도 야구 경기 보러 오셨다가 양궁 경기 보시면 또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특히 이번에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서는 이게 센강의 강한 바람, 이런 거에 적응하기 위해서 우리가 그 강가에서 훈련도 하고 그랬다면서요?
◆ 오진혁> 바람 적응 훈련은 꼭 강가도 물론 포함이 되지만 저희가 좀 더 장소를 많이 바꿔가면서도 훈련을 진행을 했고요. 예를 들어서 바람이 9시에서 3시 방향으로 분다. 이럴 때 그런 장소를 꼭 찾아가서 또 저희가 훈련을 진행을 하고 있고 미리미리 선수들에게 올림픽이 열리는 현지의 환경이랑 최대한 흡사한 부분을 찾아서 저희가 훈련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저는 신기한 게 올림픽에 매번 같은 선수가 나가는 게 아니잖아요. 거의 계속 바뀌잖아요. 그러니까 올림픽 무대에 처음 서는 선수들이 대부분인데 그러면 당연히 긴장하기 마련이거든요. 저도 제가 늘 방송하던 스튜디오에서 마이크 잡으면 굉장히 편안한데 다른 무대에서 마이크 잡으면 긴장이 돼요. 심박수 빨라져요. 그런데 어쩌면 우리 선수들은 어느 무대를 가든 그게 처음 가는 경기장이든 아니든 그렇게 심박수가 안정적일 수 있는가.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월등히 안정적이라고 제가 들었거든요. 이것도 어떤 훈련에 기반 한 겁니까?
◆ 오진혁> 심박수 측정 장치를 처음 도입을 한 게 지난 도쿄 올림픽 때부터 도입이 됐었고요.
◇ 김현정> 심박수 측정 장치를 아예 달고 훈련해요?
◆ 오진혁> 그게 달고 선수들의 몸에 착용을 하는 게 아니고 카메라에 얼굴 부분에 미세 혈류를 측정하는 그런 센서가 있나 봐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센서로 선수들의 얼굴 혈류 변화를 감지를 해서 BPM을, 심박수의 높낮이를 측정을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실제로 긴장을 많이 하거나 했을 때는 많이 올라가요. 그 수치가.
◇ 김현정> 그렇군요.
◆ 오진혁> 그런데 저희 한국 선수들은 훈련 상황에서부터 그런 프로그램을 애초에 진행을 하고 있고, 계속. 그리고 또 현지 경기장과 똑같은 특별 세트장을 만들어서 거기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적인 부분이나 일단 선수들이 그런 환경적인 부분을, 완전 현장이랑 똑같지는 않겠지만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진행을 해서 경기장에 가기 때문에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는 조금 더 저희가 안정적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과학적이네요, 진짜. 이게 심박수 측정기를 달면 또 그 환경이 마지막 경기할 때 환경하고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달지 않고 카메라로 혈류를 측정하는 방식. 그리고 나서 환경을 실제 경기장과 똑같이 만들어놓고 자꾸 훈련을 하니까 심박수 안정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 말씀.
◆ 오진혁> 맞습니다.
◇ 김현정>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김제덕 선수가 활 쏘기 전에 벌이 손에 앉아 있는데도 심박수가 차분하더라고요. 저는 진짜 깜짝 놀랐어요.
◆ 오진혁> 훈련 상황에서도 그런 게 발생할 수도 있는 부분도 있었고 일단 그런 벌레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이 크게 의식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물론 알았을 거예요. 김제덕 선수도 벌이 앉았다는 걸 알았을 텐데 일단 그게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파리도 아니고 벌이 앉으면 이게 사람이 본능적으로 심장이 뛰기 마련인데 심박수가 오히려 낮아지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어요. 그런 것도 대비하는 훈련을 다 하는 거예요?
◆ 오진혁> 네, 항상 극한 상황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상황을 저희가 훈련 상황에서도 많이 진행을 하고 있고 일단 아까 말씀드렸지만 특별한 세트장을 만들어서도 저희끼리만 훈련하는 게 아니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8명이거든요. 남자 8명, 여자 8명인데 올림픽에 나가는 3명의 선수들 말고 5명의 선수를 다시 선수촌으로 다시 불러들여서 그 선수들이랑 최대한 비슷한 실력의 선수들이랑 매일 게임을 진행을 시키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서 무조건 지금 올림픽 나가는 선수들이 이기는 게 아니고 진짜 터무니없이 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그러니까 이 선수들이 애초에 많이 본인의 각성 수준을 높이고 경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 아까 말씀하셨듯이 그런 벌 같은 부분도 오히려 제덕 선수는 좀 더 차분하게 경기를 진행하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벌이 아니라 곰이 와도, 곰이 다가와도 그 정도는 끄덕도 안 할 정도의 혹독한.
◆ 오진혁> 네.
◇ 김현정> 맞죠? 그럴 것 같아요. 제 느낌에는 그래요. 아니, 벌이 손으로 날아오면 누구나 움찔하기 마련인데 신경도 안 쓰더라고요. 알겠습니다. 로봇하고도 대결을 한다.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 오진혁> 저희가 슈팅 로봇이라는 그런 기계 장치죠. 슈팅 로봇이죠, 로봇. 그거를 개발을 해서 훈련에 실제로 도입을 시켰는데 그게 그전까지는 일단 들어보셨을는지 모르지만 불량 화살을 골라내는 그런 용도의 로봇이었어요, 처음에는.
◇ 김현정> 사람이 일일이 쏴서 불량 화살 골라내는 거 말고 기계를 이용해서 불량 화살 골라내는 그런 거 있다고 얘기 들었거든요.
◆ 오진혁> 원래 그런 용도였는데 이 로봇을 조금 더 진화시켜서 70m에서 실제 발사를 하게 해서 사람과 대결을 하게 하면 어떨까, 이렇게 프로그램 진행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아쉽지만 로봇이랑 실제 대결은 못 해봤는데 이번에 로봇과 경기했던 김우진 선수, 임시현 선수. 나중에 물어보긴 물어봤거든요. 일단 그런데 감정도 없고 너무 잘 맞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게 더 많이 부담스러웠다고 하기도 했고.
◇ 김현정> 그 로봇하고 대결에서는 못 이기는 거예요? 이길 수가 없어요?
◆ 오진혁> 일단은 다 졌습니다. 현재는 사람이.
◇ 김현정> 현재는 다. 그러니까 하기는 아예 10점으로 조준돼 있는, 맞춰져 있는 로봇을 이길 수는 없겠네요.
◆ 오진혁> 얘가, 이 로봇이 바람의 방향도 스스로 판단해서 오조진도 하고 쏘고 사람이랑 똑같이 그런 걸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일단 사람은 사람이 활을 쏘는 거기 때문에 약간 오른손에 컨트롤 미스나 이런 게 나오면 화살이 정상적인 방향으로 안 갈 수도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오진혁> 로봇은 기계가 쏘는 거기 때문에 너무 일정하게 쏴주는 거죠. 계속.
◇ 김현정> 완벽한 로봇과 대결하면서도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고 또 그 로봇의 벽을 넘어서려고 노력하는 훈련까지도 한다. 아니, 그런데 말씀을 지금 쭉 듣다 보니까 이거 돈이 많이 들어가는 훈련들 같은데요.
◆ 오진혁> 네, 맞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금전적으로 좀 이렇게 부담이 많이 가는 그런 훈련 프로그램이긴 한데 일단 저희도 다들 아시겠지만 저희 양궁협회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어른이라서.
◇ 김현정> 정의선 회장.
◆ 오진혁> 네. 그래서 저희가 어려움 없이 그냥 하고 싶은 대로 경기나 연습을 할 수 있게 이렇게 무한 지원을 해 주셔서 선수들은 너무 좋은 거죠. 저희는 좋은 세상에 태어났고 좋은 환경 속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양궁계의 키다리 아저씨, 이렇게 불리는 회장이죠. 정의선 양궁협회 회장.
◆ 오진혁> 네.
◇ 김현정> 좋습니다.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는 대신 막 이래라 저래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런 건 없어요? 이런 간섭은 없어요?
◆ 오진혁> 네, 전혀 간섭이 없고 지원은, 그러니까 제가 그냥 느꼈을 때는 지원을 해주시는데 훈련은 본인들이 알아서 하십시오. 이렇게 맡겨주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금전 지원은 하되 협회의 자율성, 선수들의 지도자들의 자율성을 인정해 주는 이건 최고네요.
◆ 오진혁> 네. 그래서 저희가 조금 더 과감한 훈련, 예를 들어서 외부 훈련도 예산 부족으로 인해서 외부 훈련이나 국제대회를 못 나가는 경우도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 전혀 개의치 않고 그냥 저희는 항상 국제대회나 모든 훈련 프로그램, 경기 같은 걸 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경기 감각을 더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잘 되는 곳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한 사람이 잘해서 잘 되는 게 아니라 잘 되는 곳을 잘 들여다보면 뭔가 다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는데 바로 지금 그런 종목이 양궁이 아닌가 저는 그 생각을 합니다. 우리 선수들 이제 개인전 남아 있는데 앞으로도 잘 해주기를 바라고요. 오진혁 선수도 이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또 지도자로서의 꿈을 키우고 계시죠?
◆ 오진혁> 네, 맞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정> 오진혁 선수도 앞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꿈나무들 잘 키워주시길 바라면서 마지막 부탁은요. 오진혁 선수.
◆ 오진혁> 네.
◇ 김현정> 그 명대사 있잖아요. 지금 조회수 1000만의 명대사 그거. 그거 한번 신나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나 둘 셋 하면 한번 가보겠습니다.
◆ 오진혁> 네.
◇ 김현정> 마지막 활시위 당깁니다. 쏩니다.
◆ 오진혁> 끝. 그런데 참 이게 좀 되게 어색합니다(웃음).
◇ 김현정> 지금 저도 얼굴 빨개졌어요(웃음).
◆ 오진혁> 네, 저도 이게(웃음).
◇ 김현정> 좋네요. 바로 이렇게 끝 하면서 과녁에 금메달을 쏘아올린 오진혁 선수. 다시 한 번 응원드리면서 인터뷰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 오진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오진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 국가대표 양궁 선수 금메달리스트 오진혁 선수였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