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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비토' 총력전 野…대책 없는 '방문진 이사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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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과방위원들, 사흘 청문회 이어 대전MBC 현장검증까지 실시
"개인 법카 한도 2배 초과, 무단 해외여행, 선물 사적 유용 등 의혹 검증해야"
후임 방통위 부위원장 임명되면 '2인 체제'서 방문진 이사 의결 가능
탄핵소추안 발의해도 시간적으로 막기 어려워 '여론전' 기대는 상황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사흘 동안 청문회를 연 데 이어 '법인카드 부정 사용', '무단 결근'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야권은 반대 여론을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이 후보자와 함께 후임 방통위 부위원장까지 임명하면, 두 사람은 '2인 체제'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 입장에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일정 방해)가 진행 중인 '방송 4법'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2인 체제'를 막고자 하지만, 이 법안들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기정사실화 돼 있다.

현 방통위 체제에 대한 반발 여론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野, 대전MBC 찾아가 이진숙 '법인카드 유용' 집중 추궁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현장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가 부여된 한도를 두 배나 초과해 개인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초과분에 대한 증빙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사직서를 내기 직전인 2017년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무단 해외여행을 간 정황도 확인됐다"며 "개인 법인카드로 지출한 선물(와인) 항목 또한 사적으로 유용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고 있다. 빵집에서도 미리 선결제를 해 놓고 대전MBC 퇴직 이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은 아닌지 검증돼야 한다"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당초 지난 24~25일 이틀 동안 열린 것만으로도 이례적인데, 야당은 검증이 더 필요하다며 청문회 실시계획서 변경안을 의결해 26일까지 청문회를 진행했다. 27일에는 대전MBC를 찾아 실제로 빵을 구입해 보고 대전MBC에 법인카드 사용 내역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등 현장검증까지 실시했다.

29일 열리는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여기서도 검증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 야당의 계획이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각각의 논거를 뒷받침하는 사유들을 어필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문제인지가 조금 더 분명하게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 의결 노리는 이진숙, 막을 방법 없는 야권(野圈)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윤창원 기자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윤창원 기자
이 같은 야권의 공세는 이 후보자와 함께 현재 공석인 부위원장까지 임명되고 나면 '2인 체제'에서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의결이 곧장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필리버스터까지 거쳐 2인 체제를 4인 체제로 바꾸는 방통위법 개정안을 처리했지만,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예상돼 방통위 현 체제에 대한 반대 여론을 키우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르면 오는 30일 이 후보자와 함께 후임 방통위 부위원장까지 임명되면, 오는 8월 12일에 임기가 만료되는 방문진 이사 선임안이 곧바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방통위 회의 운영 규칙에 따르면 전체 회의 안건은 48시간 전에 상임위원들에게 전달되고 24시간 전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게 돼 있지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시에는 예외이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2인 체제에서 의결을 시도하면 즉각 탄핵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뒤에 표결이 가능한 만큼 시간적으로 방문진 이사 선임을 막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후보자 본인도 청문회에서 '2인 체제에서 주요 의결을 할 경우 야당이 탄핵소추안을 또 발의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전에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의결이 가능하리라 보느냐'는 질문에 "법에 규정된 절차대로 진행하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답한 바 있다.

때문에 야당은 오는 8월 2일 열리는 과방위 현안질의에서 이 후보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그간의 의혹을 따져 묻고, 이 자리에서 위증을 할 경우 고발하는 방법 등 여론전에 기댄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방문진 이사 선임을 강행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은 현실이다"면서도 "3일 동안 청문회를 진행한 결과 이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국민들이 알게 됐다. 그를 임명한 윤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또한 부각해 탄핵의 명분을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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