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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의대 교수들 "現사태, 백약이 무효?…의대증원 취소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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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 사직처리 등 강압적 행정에도 정부 담당자들조차 전공의 복귀율 낮게 봐"
"내년도 전문의·의사 배출 '극소수'…전대미문의 재앙적 상황 불어닥칠 것"
"의대증원, 근거·논의·준비 없는 '3無 정책'…지금이라도 2월 6일前으로 되돌려야"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2024년 신입전공의 모집 홍보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2024년 신입전공의 모집 홍보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전국 주요 수련병원이 22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를 내걸었지만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당사자인 전공의들은 '연내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분위기가 주류인 데다, 의대 교수들도 이번에 뽑는 전공의들을 '제자'로 여길 수 없다며 선발과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빅5' 병원에 속한 서울성모병원과 연세의대 교수들이 이 같은 '보이콧' 방침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의대 교수들도 "지금이라도 무모한 의대 증원을 취소해야 한다"며 가세했다.
 
성균관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대정부 요구사항을 포함한 '국민께 드리는 입장문'을 통해 일선 수련병원에서 이뤄진 '전공의 일괄 사직처리'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신청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일부 병원에서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한 채 6월 이후로 사직서 수리시점이 결정된 것은 매우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또 진료과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결원에 대한 모집인원이 신청된 것은 보건복지부의 강압적 행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조치에도 복지부 담당자들조차 전공의의 복귀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며, 이는 교육부의 탄력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에도 의대생들이 강의실에 돌아올 확률이 저조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성대의대 교수비대위는 "복지부와 교육부가 몇 달 동안 내놓았던 대책들은 사태를 해결하지도 못했고, 전공의·의대생의 신뢰를 얻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해 '필수의료 근간'인 수련병원과 상급종합병원들이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고, 지역 거점의료기관인 대학병원들은 이미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불과 몇 개월 만에 수련병원 진료현장, 의대 수업현장이 풍전등화 상태에 몰렸다"며 "당장 내년도 전문의, 의사 배출이 극소수에 그치는 전대미문의 재앙적 상황이 의료계에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럼 '전공의와 의대생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면 되지 않느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증원 정책은 (국회) 청문회에서 만천하에 드러난 것처럼 근거, 논의, 준비 등 셋 중 하나도 없었던 '3무(無)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의대 정원을 비롯한 의료정책이 한 번 잘못 시행되면 그 부작용에 따른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는 모두 국민과 환자의 피해로 돌아간다며 전공의 등의 저항은 결코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라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의사들과 예비 의사들을 '밥그릇 싸움'이란 왜곡된 프레임으로 매도하고 각종 편법적 명령·조치를 통해 대충 봉합해 보려는 정부의 시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 수련병원 전공의 양성시스템이 무너지고 한국 필수의료·지역의료는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도 최상의 의료수준을 자랑했던 한국이 '수준 미달의 의사'를 배출하는 것도 순식간이라고도 했다.
 
비대위는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정부를 향해 "저임금 중노동의 전공의인력으로 유지되어 온 수련병원들이 갑자기 '전문의 중심 병원'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공의 수련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에선 제대로 전문의 양성배출조차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련병원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이탈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뽑는 전공의의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수련병원들은 정부 요청에 따라 이탈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뽑는 전공의의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아울러 '낙수 효과'를 통해 지역·필수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은 정부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며 "이 폐해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본인들의 진로 피해를 감수하고 '잘못된 의료정책'에 항의하는 젊은 의사들의 입장을 "여전히 존중하고 강력히 지지한다"며 연대의 뜻을 표했다.
 
비대위는 9월 대입 수시접수가 시작되고 나면 사태 봉합이 더욱 난망해질 거라고 봤다.
 
또한 복지부·교육부 측에 "하루라도 빨리 현 사태를 해결하고 의료 정상화를 가능케 할 수 있는 한 가지 특효약을 사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 묘책은 "바로 2025년도 의대 증원을 비롯해 그동안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의료정책들을 (의대 2천 명 증원을 발표한) 2월 6일 이전으로 되돌리고 의정 논의, 합의를 거쳐 합리적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누군가가 '2천 명 증원', '1500명 증원'에서 절대 물러설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던 바람에 실타래가 꼬일 대로 꼬였다"며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은 누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모두가 상생하는 행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금이라도 무모한 의대 증원을 취소하고 신뢰 관계를 회복한 후 의정 협의를 시작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기준으로 전체 211개 수련병원에 출근 중인 전공의는 1176명으로 전체(1만 3756명) 대비 8.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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