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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없는' 피부과 의원, 경쟁 과열에 경영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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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의 한 피부과 진료가 가능하다고 명시된 의원이 입점한 상가. 김수진 기자광주 서구의 한 피부과 진료가 가능하다고 명시된 의원이 입점한 상가. 김수진 기자
광주에서 전문의 자격증 없이 피부과 의원을 개원한 의사가 경영난을 겪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역 피부과 의원 상당수가 전문의 자격증 없이 손쉽게 개원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현상이다.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광주 북구 용봉동 한 주차장에서 광주 동구에서 피부과 의원을 운영하던 50대 원장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가족에게 병원 확장 등 생긴 채무로 경영난을 호소하는 문자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처럼 일반의가 개원한 피부과 의원들은 고객 유치가 비교적 쉽다고 판단한 피부 미용 위주로 운영하면서 전문적인 피부질환 진료는 못하고 있다.
 
"저희 병원은 일반 질환 쪽은 안 봅니다. 전문의한테 가시는 편이 좋으실 거예요"

16일 오전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광주 서구 일대에서 간판 등에 '진료과목 피부과'를 명시한 의원 10곳을 대상으로 피부질환에 대한 진료가 가능한지 묻자 피부과 전문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단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진료 불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곳에서는 20대 의사들이 '대표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광주 서구 한 의원 대표원장 이모(27)씨는 전공의 수련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미용 의원 업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인턴 기간이 끝나고 전공의 과정을 밟기로 예정돼 있지만 모두 무산됐다"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 일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전문의가 아니어도 피부과 의원을 개업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영난을 호소하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일반의 B씨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며 "나가는 비용 대비 수입이 없어 부채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양지의 사례만 보고 일반의를 포함한 다른 과 전문의도 피부 미용 의원을 개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과 시장은 한정적인데 전체 의사의 30% 가까이 피부과를 경험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도 피부과로 개원한 사람 중 전문의 비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광주 지역에서 피부과 등을 진료과목으로 쓸 수 있는 의원으로 분류된 시설은 1052곳이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광주전남의 피부과 전문의 수는 90여 명, 광주에서 피부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은 60여 곳에 불과하다. 일반의가 개원한 피부과 의원은 세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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