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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큰 영화 '변칙 개봉' 논란 반복…'공정' 뒷전 아귀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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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외화 '슈퍼배드4', 개봉 전 주말 대규모 유료 시사회 예고 '변칙 개봉' 논란
이틀간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 77~180회차 상영 계획
국내외 막론하고 대형 상업 영화의 '변칙 개봉' 논란 반복
독립·예술 영화 등 소규모 영화부터 중급 영화까지 상영 시간 박탈 우려
영화 다양성과 생태계 선순환 위한 '공정' 경쟁 절실

외화 '슈퍼배드 4' 유료 시사회 광고 화면 캡처.외화 '슈퍼배드 4' 유료 시사회 광고 화면 캡처.글로벌 박스오피스를 달구고 있는 '슈퍼배드 4'가 국내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예고하면서 영화계가 들썩이고 있다. 영화계 '관습'이라는 말로 포장하며 '변칙 개봉'을 변칙적으로 허용한 결과를 맞닥뜨린 지금, 영화계가 질문하고 되새겨봐야 할 건 무엇일까.
 
오는 24일 개봉하는 '슈퍼배드 4'(감독 크리스 리노드, 패트릭 들라주)가 개봉 직전 주말인 20~21일 이틀간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에서 유료 시사회를 연다.
 
'슈퍼배드 4' 측은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게 된 이유에 관해 "국내 개봉이 해외보다 약 한 달 가까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빨리 보고 싶다는 팬들 요청이 있었다. 이에 배급사에서는 극장들과 협의해 유료 시사회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슈퍼배드 4' 유료 시사회는 대규모로 열린다. 20일에는 △CGV 168개 극장 △롯데시네마 98개 극장 △메가박스 90개 극장, 이튿날인 21일에는 △CGV 163개 극장 △롯데시네마 97개 극장 △메가박스 82개 극장(이상 전국 기준)에서 진행한다.
 
이 가운데 서울 내 극장 상영 횟수만 살펴봐도 20일에는 △CGV 27개 극장 180회(준비 중인 회차 포함 181회) △롯데시네마 122회 △메가박스 93회, 21일에는 △CGV 169회(준비 중인 회차 포함 171회) △롯데시네마 120회 △메가박스 77회 상영(이상 서울 지역 CGV 27곳, 롯데시네마 18곳, 메가박스 16곳 기준)이 준비 중이다. 이틀간 서울 시내 멀티플렉스 3사에서만 총 761회(준비 중인 회차 포함 764회) 상영하는 것이다.
 
이번 '슈퍼배드 4' 사례처럼 개봉 전 '유료 시사회'라는 명목으로 사실상 개봉에 준하는 '변칙 개봉'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 그동안 영화계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는 비단 외화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부산행' '범죄도시3' '범죄도시4'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테넷'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등 국내외 대형 영화가 크고 작은 변칙 개봉을 시도했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유료 시사회를 진행했던 대형 상업 영화의 개봉 전 성적을 살펴보면 △'존 윅 4'(2023년 4월 12일 개봉/8~9일 유료 시사회) 3만 7천여 명 △'범죄도시 3'(2023년 5월 31일 개봉/27~29일 유료 시사회) 46만 9686명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2023년 7월 12일 개봉/8~9일 유료 시사회) 16만 695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외화 '슈퍼배드 4' 유료 시사회 예매 화면. 각 사 화면 캡처외화 '슈퍼배드 4' 유료 시사회 예매 화면. 각 사 화면 캡처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변칙 개봉을 시도한 영화 측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관행'이다. 그리고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크고 작은 유료 시사회라는 명목으로 개봉 전 영화를 상영할 때마다 나온 이야기 역시 동일하다. 이미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영화들의 상영 기회를 빼앗는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것이다.

대형 영화의 경우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특히 '입소문'을 통한 홍보가 중요하다. 유료 시사회로 집계되는 관객은 개봉 첫 주 스코어에 포함되며 개봉 초기 극장가에서 승기를 잡는 데도 유리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경쟁을 과열시킬 뿐이다. 이미 개봉한 영화들은 경쟁작 개봉 일정 등을 피해 개봉일을 잡고 무대인사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관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정된 극장과 상영관 안에서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려면 기존 영화의 상영 시간을 내줄 수밖에 없다. 특히 독립·예술영화와 같은 작은 영화의 경우 상업 영화에 비해 상영관은 물론 좋은 시간대 배정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화제작이나 블록버스터 영화가 유료 시사회를 진행할 경우 더욱더 설 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변칙 개봉은 개봉일을 정할 때 고려하는 최소한의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다. 대형 영화 위주로 돌아가는 시스템은 결국 영화계가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생태계 선순환의 악화를 불러올 뿐이다. 상업 영화 중심의 생태계에서 다양성은 사라지고, 관객들의 선택권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변칙 개봉으로 인해 교란된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는 건 '공정 경쟁'에 대한 반성과 노력이다.
 
변칙 개봉에 대한 비판의 잣대를 변칙적으로 적용하는 것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국내 영화의 유료 시사회는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허용하고, 외화는 시장 질서 교란이라며 비난하기를 반복하는 이상 변칙 개봉으로 인한 피해는 언제든 어떤 영화에게도 돌아갈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영화계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 즉 '공정'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거대한 자본 논리가 영화계의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경계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각자 질문을 던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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