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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법치 무너져"…野 검사 탄핵에 검찰 내 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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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수사' 총괄 송경호 고검장 "나를 탄핵하라"
이창수 중앙지검장 "법치 한 순간에 무너져"
김유철 수원지검장 "야만적 사태 기억해야"
"검사 개인에게 공포…실질적 도움 줘야" 목소리도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 관련 수사 및 기소를 맡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3일 검찰 내부에서 집단 반발 움직임이 포착됐다. 현직 검사장을 포함한 구성원들은 "법치가 한 순간에 무너질 줄 몰랐다", "부패 정치인이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도둑이 경찰을 때려잡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대검찰청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작심하고 내놓은 발언 요지를 정리해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게시글로 올렸다. 이 게시글에는 60명이 넘는 검사들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이 총장은 민주당의 검사 탄핵을 △위헌 △위법 △사법방해 △보복 △방탄 탄핵이라고 규정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작성자 중에는 이 전 대표 관련 수사 및 재판을 담당했거나 진행 중인 검찰 간부들도 있었다.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등 이 전 대표를 겨냥한 여러 대형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 부산고검장(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나를 탄핵하라'는 제목의 글에서 "실무를 담당한 후배 검사에 대한 탄핵을 통해 직무를 정지시켜 수사 및 재판을 지연시키지 말고 2022년 5월부터 2년간 중앙지검장으로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를 총괄했던 나를 탄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고검장 후임인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우리나라 법치가 이렇게 한 순간 무너질 줄 몰랐다"며 "삼권 분립이 명확히 규정된 대한민국 헌법 하에 입법부의 '탄핵소추권 남용'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맡은 김유철 수원지검장은 "총장께서 명징하게 밝힌 이 야만적 사태의 본질을 기억하자"고 했다. 안병수 수원지검 2차장도 "물국필반(物極必反·모든 사물은 극에 달하면 제자리로 돌아온다)으로 반드시 되돌아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부패 정치인 또는 정치세력이 검사를 탄핵한다는 것은 도둑이 경찰을 때려잡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입법 독재를 넘어선 입법 폭력"이라고 일갈했다. 박기동 대구지검장도 "억지 탄핵으로 아무리 그물을 찢으려 해도 천라지망을 벗어날 수는 없다"며 "우리 모두 총장님을 중심으로 법치 파괴에 단호히 맞서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때"라고 적었다. 정유미 창원지검장은 "몇년 새 광기 어린 일부 인간들의 무도함이 빠른 속도로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참모진도 야권의 검사탄핵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장은 "직분을 다한 공직자를 탄핵하는 나라를 누구도 법치 국가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라고 했고, 정희도 공판송무부장은 "지휘부가 아닌 검사 개인을 탄핵하는 것은 검사 개인에게 공포를 심어주려는 의도"라며 "탄핵을 당해 고통받는 분들에게 응원을 넘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직 검찰총장인 한상대 검찰동우회장은 입장문에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할 것을 촉구하면서 "검찰은 파렴치한 검찰 말살, 검사 겁박 행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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