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연합뉴스'제2의 요소수 대란' 등을 막기 위한 공급망 정책 컨트롤타워를 맡을 '공급망안정화위원회'가 27일 출범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경제안보 품목 대폭 확대하며 서비스분야를 신규 지정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중 5조 원 규모로 공급망안정화 기금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날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과거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 뿐 아니라,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나 코로나19 사태, 러-우 전쟁 등으로 자국 산업기반을 중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추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안정화법이 이날부터 시행된 데 발맞춰 정부도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특정국 의존도가 높고, 국내 생산이 어려워 따로 관리하는 경제안보품목을 제조업‧방산‧민생분야를 중심으로 200여 개에서 300여 개로 확대한다. 특히 공급망 안정에 필수적인 해운‧항공 등 물류와 사이버보안 2개 서비스 분야를 신규 지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 관련 품목에 대해서는 자립화와 다변화 계획을 세우고 정부의 지원과 모니터링을 집중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또 핵심 품목을 제3국 등에서 수입하거나 국내서 생산·대체기술을 개발하는 선도사업자에게는 올해 안에 공급망기금 5조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축물자에 경제안보품목을 추가하고, 비축물량과 제도도 개선한다. 이에 따라 5.8일~180일어치를 비축했던 희소금속은 2027년까지 60~180일분을, 0~30일분에 그쳤던 요소 등은 올해 안에 30~80일분을 비축하도록 하고, 구매방식도 단건마다 구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간 공급계약 방식도 도입하기로 했다.
애초 공급망을 해외에 의존하지 않도록 국내 제조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도 제시됐다.
경제안보품목 생산 기업에는 해외사업장 축소 의무를 면제하고 공급망기금을 통해 각종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등 '국내 유턴'을 촉진하기로 했다.
외국자회사를 통해 해외자원을 취득할 경우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요건도 내국인의 외국자회사 지분율 등을 완화하고, 국내 기업이 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생산한 자원을 들여올 경우 관세혜택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아울러 핵심품목을 선정해 원자재‧중간재 확보부터 R&D, 실증, 운송(물류) 양산, 납품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완결형 공급망 구축 전략을 관계 부처 협업 아래 수립하기로 했다.
박종민 기자특히 이미 갈등을 겪었던 요소의 경우 국내생산 방안을 구체화‧검토하고, 흑연‧무수불산 등 핵심 품목에 대해서도 국내생산·기술개발 확대 등을 위한 재정지원을 검토한다.
관련 R&D에 대해서는 신성장·원천기술·국가전략기술공급망에 주어지는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핵심기술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반면 우리가 보유한 첨단‧국방‧기간산업 등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국방분야 비밀특허제도를 위반하는 경우에 대해 벌칙규정 등을 새로 도입한다. 또 국가핵심기술 유출자에 대한 처벌 구성요건도 고의범으로 확대하고 벌금한도를 상향하는 등 처벌을 강화한다.
아울러 외국인이 국가첨단전략기술 등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기존 투자 진행 건도 재심이 가능하도록 'Call-in 제도'를 도입한다.
이 외에도 다자간 공급망 협정인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공급망 협정, MSP(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등 국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공급망 기금과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등 공적개발원조를 통한 협력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분야별 전문위원회, '민관협업 공급망 연구반' 등을 구성해 가동하고, 이어 올해 3분기 중에 향후 3년간의 실행계획을 담은 공급망기금 운용계획을 확정, 4분기에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