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하경옥·박석연 의원은 24일 오전 10시 50분쯤 유성구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미성 기자대전 유성구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의장단을 독식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24일 제271회 유성구의회 1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치러진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불참한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 9명이 참여, 단독 출마한 김동수 의원(재선)이 의장, 여성용 의원(초선)이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됐다.
민주당 의원 5명은 이날 본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국민의힘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본회의 개최는 당초 예정보다 10여 분 가까이 지연됐다.
더불어민주당 하경옥·박석연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당내 의장 후보 선출을 위해 원구성 협의를 기다려 달라던 국민의힘은 의장 입후보 등록 마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급히 교체하고 원구성 협의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도 않은 채 관례와 절차를 철저히 무시했다"며 "독단적으로 당내 의원총회를 열어 후반기 의장은 물론 부의장까지 기습적으로 입후보하는 극악무도한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대화는 물론 그동안 국민의힘이 평소 강조해 오던 관례와 절차는 실종돼 버렸다"라며 "독단적인 원구성에 대해 항의하자 일방적인 통보를 협의라고 주장하는 것도 모자라 만남 제안에 만날 필요 없으니, 전화로 하자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뻔뻔함을 넘어 의원으로서 기초 자질에 의문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미희, 인미동, 최옥술 구의원. 김미성 기자
그러면서 민주당 측은 입후보한 의장, 부의장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비롯해 9대 의회 하반기 원구성에 대해 민주당과 협상에 나설 것, 기습적이고 일방적으로 원구성을 추진한 행태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경옥 의원은 "또 기가 막힌 것은 문을 밀치고 들어가면서 (국민의힘 구의원이) 욕을 했다. 어이가 없다"고도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장 입구 의자에 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반면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국민의힘 일부 구의원들은 웃거나 "우리는 극악무도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측 기자회견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기자회견) 내용을 살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애초 유성구의회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8석, 민주당 6석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이던 송재만 구의원과 이명숙 구의원이 이상민 전 국회의원과 함께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며 정치 지형이 요동쳤다.
여기에 국민의힘 소속 윤정희 구의원이 숨지며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민주당 최옥술 의원이 당선되며 현재 국민의힘 9석, 민주당 5석의 구도가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