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공군 6.25참전 꺼낸 푸틴…러 한반도 영향력 확대 의도[박지환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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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 CBS 라디오 박지환의 뉴스톡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지환 앵커
■ 패널 : 김학일 선임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수산영빈관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수산영빈관에서 회담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과 러시아가 무력 침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사실상 부활시켰습니다. 
 
28년 만에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이 부활한 셈인데 한반도 정세 구조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통일부에 김학일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김 기자, 북한과 러시아가 협정을 맺으면서 자동군사개입조항을 명시했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결국 명시한 것으로 볼 수 있죠?
 
[기자]
 
푸틴 대통령이 어제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정체결로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 한다"고 했을 때만해도 말씀하신 것처럼 다소 논란이 있습니다. 
 
자동군사개입조항의 부활이다. 아니 무기지원처럼 간접적 지원을 뜻하는 것이다, 이런 논란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북한이 조약 전문을 전격적으로 공개하면서 뜻이 좀 분명해졌습니다. 
 
바로 문제의 조약 4조입니다. 
 
그대로 읽어드리면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유엔헌장 51조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 국내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원조와 기타 원조를 제공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조문은 북한이 지난 61년 옛 소련과 맺었다가 96년 폐기한 조약 조문과 거의 동일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수산영빈관에서 진행된 회담 현장 모습.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금수산영빈관에서 진행된 회담 현장 모습. 연합뉴스
당시 조문에다 "유엔헌장 51조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 국내법에 준하여"라는 말만 새로 추가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자동으로 군사개입을 하는 조항을 사실상 명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군사원조를 하는데 단서조항도 달고 있는 거네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유엔헌장 51조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 국내법에 준한다는 것이 일종의 단서조항입니다. 
 
전쟁이 나면 국내법과 유엔헌장 51조에 준하여 군사원조를 한다고 했으니까 이 대목이 해당 시점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엔헌장 51조는 유엔 회원국에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이니까 오히려 군사개입을 합리화하는 조항입니다.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의 국내법이 해외 군사원조를 막는 근거로 작용할지는 의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의무 이행의 충실함에 있어서 그 어떤 사소한 해석상 차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러시아는 해외 군사원조가 상원의 권한이고 또 과반을 넘는 찬성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수령 독재의 북한보다 제한 요인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연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북한 러시아 모두,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상황에 모두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결국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이 부활한 것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기자]
 
북러는 자동군사개입을 담은 조약을 지난 96년에 폐기한 뒤 2000년에는 군사개입이 아니라 협의 의무만을 담은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군사개입 의무를 명시했으니 냉전시대에 적용됐던 군사동맹이 28년 만에 부활한 셈입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 두 나라 관계가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며 세 차례이상 동맹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동맹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습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은 흔히 동맹 아래 단계의 국가관계로 평가되기 때문에 양측의 동맹 인식에 온도 차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명시됐기 때문에 사실상 동맹의 부활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김 기자, 러시아가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길도 열린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기자]
 
푸틴 대통령은 어제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다소 묘한 얘기를 했습니다. 
 
소련군이 조선 해방을 위해 일본 침략자들과 싸웠고 6.25전쟁 때는 소련 조종사들이 수 만 번의 전투비행을 했다고 했습니다. 
 
이런 선대의 위업이 오늘날 두 나라 관계 발전의 좋은 토대가 됐다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소련 공군의 6.25참전 사실을 공식화하지 않았습니다. 
 
스탈린 때부터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공군 비행기를 전쟁에 보내면서도 비밀로 해왔습니다. 
 
근데 푸틴 대통령이 참전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겁니다. 과거처럼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피력한 게 아닌가 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며 매우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사실상 북한과의 동맹을 맺었습니다. 
 
남북을 상대로 등거리 외교를 하며 한반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입니다. 
 
[앵커]
 
여기에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군사기술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한 것도 의미가 있죠 
 
[기자]
 
푸틴 대통령은 두 나라가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며, 군사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동군사개입의 명시와 함께 우리가 반대하는 군사기술 협력까지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여기에는 북한이 원하는 각종 첨단군사기술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독 회담을 해도 2시간을 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 푸틴과 김정은은 두 시간 넘게 일대일 회담을 했습니다. 
 
물론 통역이 있기는 했지만 보다 내밀한 얘기를 했을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는 첨단군사기술에 대한 속내가 오고갔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이번 조약은 김 위원장이 올 들어 강조하고 있는 남북 적대적 2국가론과도 관련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과거에 맺은 조약에는 모두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61년에 체결한 조약이 그렇고 2000년 조약은 당시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해라 민족대단결과 평화통일 지향이 훨씬 강하게 담겼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약에서는 평화통일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김 위원장이 올 들어 남북에 대해서 더 이상 민족이 아니라 적대적인 두 개의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며 통일흔적을 지우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조약을 살펴보면 두 나라가 유엔 제재를 무시하겠다는 뜻이 강하게 읽히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국제공항에 나와 푸틴을 환송하는 모습.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국제공항에 나와 푸틴을 환송하는 모습. 연합뉴스
[기자]
 
이번 조약 16조에는 일방적인 강제조치들의 적용을 반대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말은 미국과 한국 일본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푸틴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아예 "대북 제재는 뜯어고쳐야 한다"고 까지 말했습니다. 
 
두 나라는 식량, 에너지, 정보통신, 기후변화, 보건, 우주, 평화 원자력 등 온갖 분야의 협력 방침을 밝혔는데 사실 이는 현재의 제재를 준수한다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무시하고 하겠다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어제 아우르스 전용차를 김 위원장에게 또 한 대 선물했는데 이 또한 사치품이기 때문에 제재 위반이 됩니다. 
 
어쨌든 북한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기구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바 미국에 반대하는 러시아 중심의 진영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루블화 중심의 무역결제 체재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두 정상이 강조하는 게 바로 반미 다극화 세계입니다.
 
이번 북러 동맹 부활도 그렇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력구조가 정말 크게 변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정교한 정부 대응이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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