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같은날 열린 한중간 차관급 외교안보대화가 '양국 관계 안정을 위한 새로운 완충장치'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1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한중 외교안보대화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며 "이번 회의가 불확실성 속에서 동북아 지역에 더 많은 안정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는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중국측에서는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해 양국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이번 회의는 기본적으로 양자 대화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장기화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보 문제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소통은 실제로 양자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국가국제전략연구소 동샹룽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의가 양국 관계를 낮은 지점에서 끌어올리려는 양국 노력의 구체화"라며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무역 파트너이지만 양국 간 교류의 폭, 밀도, 깊이가 관계의 중요성에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동 연구원은 이어 지난 4월 치러진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을 설명하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갑자기 보수적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지만 양국이 양자 대화를 확대·통합해 최대한 많은 완충 장치를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연합뉴스중국 관영매체의 이같은 보도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기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은 북한과 중국간 밀착, 특히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중국은 한미일 동맹에 맞서 북한, 러시아와 공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지나치게 밀착하며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미국 등 서방진영의 대중국 견제 구도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북중러와 한미일간 군사적 대립구도가 고착화되는 것 역시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 측도 지난 5월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와 이번 한중간 고위급 대화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끌어올려 이런 대립구도 고착화 문제를 희석시키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다즈강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한국 사이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동북아의 진영 대결과 신냉전을 조장하는 악의적인 소음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