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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만 노리는 韓…느긋한 민주당 '민생' 집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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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쟁점 법안 이어 민생 법안도 속도전
한동훈, '헌법 84조' 논란 일으켰지만…당내서도 견제
6070 아이돌? 한동훈, 여론조사·비공개 조사서 '확장성' 한계 노출
'韓 몸풀기'에 친윤계 불만…"당보다 대권 가도 위한 당대표 출마"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헌법 84조 해석'을 띄우며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하는 가운데, 이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민생 법안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두 사람의 대비되는 행보에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연령별 지지율과 호감도는 6070 세대에 극단적으로 치우쳐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여권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음에도 이 대표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상 타격감이 없는 공세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13일 '코로나대출 장기분할상환법(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당론 2호' 법안으로 채택한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민주당은 코로나 시기의 대출금을 10년 이상 장기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고 속도전을 주문한 바 있다.

민주당은 또 지난달 '민생회복지원금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채택하는 등 민생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 3+1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은 물론, 정책 드라이브도 강하게 걸면서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에도 강한 인상을 남기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여론조사와 당내 조사에서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한 전 비대위원장에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결과를 잇따라 내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5명에게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지난 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41%, 한 전 비대위원장은 22%를 기록했다. 총선 직후 나온 대권 적합도 조사보다 차이가 더 벌어진 결과다.
 
무엇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세가 6070에 쏠려있는 것이 숫자로 확인되고 있는 것 역시 이 대표의 자신감에 불을 붙였다. 씨앤아이 조사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10~40대 사이 지지율이 20%를 밑돌았고 50대 사이에서는 간신히 20%를 넘겼다. 지역별 지지율을 보더라도 한 전 비대위원장이 오차범위 안에서라도 이 대표에 우위를 보이는 곳은 대구 한 지역 뿐이다.

민주당 내부 조사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호감도가 6070에 갇힌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후문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호감도는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10% 안팎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끈 지난 총선에서도 어느 특정 정당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은 이른바 '스윙 보터(swing voter)' 경향을 보이는 2030 세대에서 민주당에 완패한 바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향후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6070 이외 연령층에서 호감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인데,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 같은 측면에서 전혀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수원지법 1심 선고가 나온 뒤 한 전 비대위원장은 '헌법 84조 해석 논란'을 일으키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그렇게 억지로 출마해서 대통령이 돼도 헌법 제84조 해석상 그 재판들은 진행되니 거기서 집행유예 이상만 확정되면 선거 다시 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명시한 조항이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대선 당선 뒤에도 재판이 가능하고 유죄면 당선 무효'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양당 지지율은 여전히 보합세를 보이고 국면 전환의 기미도 딱히 없는 실정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헌법 84조' 공세가 큰 파괴력이 없는 것. 이 대표도 이를 의식하고 한 전 비대위원장은 할 수 없는 법안 발의를 통해 '민생을 위한다'는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 내에서도 "순진한 발상", "허망한 기대"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만에 하나 이 대표가 대통령이 돼 진행 중인 재판에서 집행유예만 확정돼도 대통령직을 상실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 대표와 이재명의 민주당이 보여준 행각을 보면 그 기대와 예상은 허망하다"고 했다.

이 가운데 한 전 비대위원장은 원외에서 헌법 84조 논란을 이어가면서 원내·외 접촉 면을 넓혀가고 있다.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 당내 뿌리가 없는 만큼 입지를 다져보겠다는 움직임이다. 전당대회 룰 개정도 코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친윤계 내에서는 드러내놓고 견제를 하지는 않지만 불만스러워 하는 기류가 흐른다.

한 친윤계 의원은 "누가 봐도 당보다는 자신의 대권 가도를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며 "헌법 84조 해석처럼 '순진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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